[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2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정유업계 긴장감이 다시 높아졌다. 다만 석유제품의 본격적인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2014년 악몽은 재연되지 않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 정제마진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크랙마진은 5월 첫째주 배럴당 4.5달러로 전주보다 1달러 하락했다. 업계에서 보는 손익분기점 4~4.5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 4월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5.3달러로, 1분기 평균 7.7달러보다 2.4달러 낮았다. 지난해 2분기 높은 정제마진으로 정유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냈던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정제마진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휘발유 재고 증가, 인도 등의 신규설비 공급,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 동결 기대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이 1달러 낮아지면
SK이노베이션(096770)과
S-Oil(010950)은 각각 1000억원, 700억원가량의 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2분기 본격적인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마진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높은 정제마진이 유지되면서 역내 정제설비의 가동률 상승, 재고부담이 높아진 것이 최근 약세의 요인"이라며 "4월은 올해 정제마진의 연중 최저점으로 5월부터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정유사 관계자도 "원유가격 상승으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은 되레 재고평가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산유국 간의 공급경쟁으로 인한 유가 변동이 줄어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평균 30.5달러를 기록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달 39달러로 오르는 등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 1분기 정유사 실적 개선을 거들었던 파라자일렌(PX)의 마진(PX가격-나프타가격)도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지난 3월 평균 422달러였던 PX마진은 4월 평균 400달러로 낮아졌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