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은 11일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특별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해 당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전당대회를 준비한다. 혁신위는 전당대회 전까지 당 쇄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같은 결정을 전하며 “최고위원회를 대신할 임시 지도부 성격의 비대위는 전당대회 실무 준비 등 통상적인 정당 활동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당 혁신위원회는 별도로 구성해 전당대회 전까지 당 지도체제, 당권-대권 분리문제, 정치개혁안 등 혁신안을 완성한다”며 “혁신안에 대해서는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한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는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마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7월 전에 열기로 했던 기존의 계획을 늦춘 것이다. 민 대변인은 “혁신위가 혁신안을 만들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7월 말에서 8월 초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전국위원회를 열어 정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에 대한 추인을 받을 예정이다. 혁신위원장은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로 했다. 이후 혁신위에서 마련한 혁신안에 당헌·당규 개정사항이 있다면 전당대회에서 함께 처리하는 것으로 순서를 잡았다.
그러나 원내대표와 중진의원들의 이 결정에 대해 혁신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혁신위가 파격적인 혁신안을 마련해도 비대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 시절 새누리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보수혁신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모든 개혁안이 백지화된 바 있다.
민 대변인은 이 지적에 대해 “혁신위에 전권을 줘서 혁신안을 만들 텐데, 국민들의 시선이 있기 때문에 혁신안이 흐지부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뒤집어 보면, 여론을 의식하고는 있지만 혁신안에 강제력은 없음을 시인한 셈이다.
혁신위원장 등 혁신위 인적 구성을 누가 담당할지도 확정하지 않았다. 현재는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는 정 원내대표가 혁신위원장 인선까지 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경우 혁신위도 비대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는 것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11일 당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