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두 방송인이 갑작스럽게 이슈화 되고 있다. 방송인 유병재와 이상훈이다. 두 사람은 이틀 사이에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고소를 당한 입장인데 이들을 향한 호감도는 더욱 상승하고 있으며, 반대로 어버이연합에 대한 질타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젊은 층으로 대변되는 유병재와 이상훈을 향한 고소는 세대갈등만 증폭시키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병재. 사진/뉴시스
먼저 유병재는 지난 7일 자신이 직접 제작한 '고마워요 어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SNS에 올렸다. 약 1분 간의 이 영상에는 군복을 입은 노인이 LPG 통을 들고 집으로 나서, "종북좌파 언론들이 왜곡을 많이 하고 있다", "빨갱이" 등이라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노인과 유병재는 손을 맞잡고 웃고 있으며 "어버이께 고마워요 라는 말 해본 적 있나요"라는 문구가 올라오며 영상은 끝이 난다.
분량이 짧은데다가 유병재가 말하고자 하는 상징이 정확히 보이지 않아 어떤 메시지를 말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아울러 영상 속 노인이 어버이연합의 회원이라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어버이연합이라고 직접적으로 지칭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어버이연합은 지난 11일 "가스통을 들고 시위를 벌인 적도 없으며, 일당을 받고 시위에 동원되지도 않았다"면서 "회원들이 모멸감을 느꼈다"는 이유로 유병재를 고소했다.
유병재가 영상 속 노인을 정확히 지칭하지 않았음에도, 어버이연합회원들이 먼저 나서 노인을 자신으로 해석한 것이다. 1분의 영상으로 고소까지 감행한 어버이연합에 대해 온라인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훈은 지난 8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에서 어버이연합을 소재로 한 풍자 개그를 선보였다. 이상훈은 "계좌로 돈을 받기 쉬운 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는 물음에 "어버이연합"이라며 "어버이연합은 가만히 있어도 계좌로 돈을 받는다.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에서 받고도 입을 다물고 전경련도 입을 다문다"고 말했다.
어버이연합은 전경련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정황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대다수 언론에서 상당한 증거를 갖고 어버이연합의 관제집회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유머의 내용은 이상훈이 어버이연합을 공격하기 위해 억지로 지어낸 것이 아닌, 현재까지의 유력한 정황을 나열한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어버이연합은 이상훈을 고소했다. 전경련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은 판결이 나왔을 때 사과를 요청해도 늦지 않은데, 어버이연합은 이상훈의 풍자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너무 빠른 대응이 오히려 의심을 사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부분이 '세대갈등'이다. 젊은 층과 노년층 간의 불신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음은 여러 사건사고를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어버이연합의 연이은 고소는 '세대갈등'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어린 나이의 두 방송인과 대화를 신청하기도 전에 고소부터 하는 행위가 과연 바람직한 어른의 모습인지 의문스럽다. 어버이연합이 두 사람을 고소하기에 앞서, 의심 받을만한 정황을 만들지 않는게 더 우선이어야 했다. 어버이연합은 자신을 향한 공격에 모멸감만 느끼지 말고, 왜 나이가 많은 자신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지 먼저 되돌아봤으면 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