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수근 재기 신호탄…예능 판도 흔드나

입력 : 2016-05-15 오전 11:36:55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개그맨 강호동과 이수근이 방송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호동과 이수근은 현재 tvN '신서유기2'와 JTBC '아는 형님'에 동반 출연 중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3일 방송된 '신서유기2' 4회는 4.5%의 시청률(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신서유기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지난달 19일 방송을 시작한 '신서유기2'는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방송인 강호동(왼쪽)과 이수근. (사진=뉴스1)
 
'아는 형님'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아는 형님'은 지난 3월26일 방송된 17회부터 5주 연속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는 형님'은 신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게스트로 출연한 지난 7일 방송분을 통해 2.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한때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강호동과 이수근이 '신서유기2'와 '아는 형님'의 인기 행진을 이끌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다. KBS '1박2일', MBC '무릎팍도사' 등을 통해 '국민 MC'로 사랑을 받았던 강호동은 지난 2011년 탈세 의혹에 휩싸인 뒤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약 1년 만에 SBS '스타킹'으로 방송에 복귀했다. 지난 2013년 불법 도박 혐의로 기소된 후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한 이수근은 자숙 기간을 거친 뒤 지난해 KBS N스포츠 '죽방전설'로 돌아왔다.
 
방송 복귀 후 두 사람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비쳤다. 하지만 강호동은 진행을 맡은 KBS '달빛프린스', JTBC '마리와 나' 등의 프로그램이 저조한 시청률 성적을 기록한 끝에 폐지되면서 체면을 구겼고, 이수근 역시 XTM '타임아웃'과 '닭치고 서핑'이 연이어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쓴맛을 봤다. 일부 방송 관계자들은 "예능 감각이 예전만 못하다"며 두 사람의 재기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했다. 그러나 '찰떡 호흡'을 과시하는 두 사람은 '신서유기2'와 '아는 형님'을 통해 화려한 부활을 알리면서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강호동은 한때 "옛날 방식의 진행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옛날 사람'이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오히려 부각시키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이를 통해 강호동이 요즘 스타일의 예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강호동은 현재 JTBC '쿡가대표', KBS '우리동네 예체능' 등에서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수근 역시 특유의 예능 감각과 입담을 뽐내면서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아는 형님'의 현장 관계자는 "두 사람이 복귀 후 출연한 방송에서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촬영 현장이 편안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전성기 때의 감각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심은 강호동과 이수근의 상승세가 국내 예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방송가에서는 집단 MC 체제의 예능 프로그램과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다. 과거 인기몰이를 했던 원톱 MC 체제의 예능 프로그램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집단 MC 체제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능력이 뛰어난 특정 MC가 '원맨쇼'를 펼치는 대신 여러 명의 MC들이 함께 방송을 이끌어간다.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MC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예능인으로서 뛰어난 개인 능력을 자랑하는 강호동과 이수근이 재기에 성공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예능 PD는 "집단 MC 체제의 예능이 많이 방송되고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예능계의 돌고도는 유행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톱 MC 체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을 만한 검증된 MC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냉정히 말해 현재 혼자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 수 있을 만한 방송인은 유재석, 신동엽 외에는 없다. 강호동, 이수근과 같은 경쟁력 있는 방송인들의 활약이 더 활발해진다면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결정하는 데 있어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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