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20대 열풍이 거세게 부는 한국 남자골프에 40대 중반 '아저씨'들이 뜬다. 베테랑이란 이름 아래 SK텔레콤오픈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는 최경주(46·SK텔레콤)와 모중경(45·타이틀리스트)이 그 주인공이다.
20년째를 맞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이 19일부터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7209야드)에서 나흘간 열린다. 원아시아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열렸던 SK텔레콤오픈은 올 시즌부터 KPGA 단독으로 열린다. 침체된 국내 남자골프 선수들의 출전권을 늘려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마침 최근 남자골프 흐름이 나아지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분의 1밖에 되지 않은 대회 개수(12개)에 인기 저하를 실감해야 했던 개막 이전과 다른 흐름이 감지된다. 20대 초중반 선수들의 선전이 도화선이 됐다. 왕정훈(21)과 이수민(23·CJ오쇼핑)이 올 시즌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3승을 합작하며 모처럼 해외 무대에서 한국 남자골프의 위상을 높였고 송영한(24·신한금융그룹)은 아시안(APGA) 투어에서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23·미국)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40대 골퍼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관록을 내세워 우승을 노린다. '남자골프 맏형' 최경주는 올 시즌 처음 국내 대회에 나선다. 지난해 이 대회 공동 21위에 그친 최경주는 SK텔레콤오픈에서만 통산 3승(2003·2005·2008)을 올린 기운을 믿는다.
최경주는 2011년 우승의 여운이 남아 있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나선 직후 17일 귀국했다. 공동 43위에 머물며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진 못했지만, 곧바로 연습 라운드를 펼치며 후원사가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 큰 의욕을 보였다. 최경주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KPGA 투어 26개 대회에 출전해 8승을 올릴 정도로 국내 대회에 강하다.
지난주 KPGA 투어 매일유업오픈 정상에 오른 모중경도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모중경은 지난 2006년 7월 가야오픈 이후 무려 10년 만에 KPGA 투어 5승째를 따냈다. 지난해 상금랭킹 68위에 그치며 시드를 잃었던 모중경은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공동 5위로 통과하며 겨우 투어 카드를 되찾았을 정도로 부침을 겪었다. 우승은 설움을 씻는 약이 됐다.
모중경은 이대로 만족할 생각이 없다. 또 우승한다면 40대 기수로서 확실히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매일유업오픈 우승 이후 그는 "올 시즌 우승이 목표였는데 세 개 대회 출전 만에 정상에 올라 기쁘다. 더 집중해서 다시 한 번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목표를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최경주(왼쪽)와 모중경이 19일 한국프로골프 투어 SK텔레콤오픈에 출격한다. 사진/K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