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일선 복귀와 함께 막대한 부도 덤으로 챙겼다. 지주회사 몸집이 불어나 지배주주의 이익창구가 커진 모양새다. 그룹 지배구조의 옥상옥이자,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SK C&C가 SK와의 합병으로 보수나 배당 등을 늘릴 여력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특히 최 회장이 지주사 등기이사에 포함되면서 보수가 급증했다.
18일 SK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SK는 등기임원 보수한도를 지난해 110억원에서 올해 180억원까지 올렸다. 올 1분기에는 최 회장을 포함한 3인의 등기이사에게 총 27억3300만원이 보수로 지급됐다. 최 회장이 구속수감으로 등기이사 명단에 빠졌던 지난해 1분기 보수총액 3억8400만원보다 월등히 높다. 2013년에 비해서도 큰 차이가 난다. 2013년 1분기 최 회장 등 등기이사 3인은 총 4억5200만원을 받았다.
배당수익도 늘었다. 합병 이전 SK에 대한 최 회장의 지분은 0.02%에 불과했다. 대신 32.9%의 지분을 쥐고 있는 SK C&C를 통해 SK를 지배했다. SK C&C는 지난해 초 880억원의 배당을 지급했으며, 최 회장의 몫은 290억원이었다. 올 초 합병 지주회사는 1917억5000만원의 배당을 집행했다. 최 회장의 지분이 합병 후 23.4%로 낮아졌지만 배당금은 449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SK C&C는 2012년 주당 1250원, 2013년 1500원, 2014년 2000원 등 매년 배당을 늘려온 터라 향후에도 배당확대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의 주식자산도 덩달아 치솟았다. 합병 결의일인 지난해 4월20일 종가 기준 SK C&C에 대한 최 회장의 주식자산은 3조3492억원이었다. SK는 16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최 회장의 SK 주식자산은 3조6304억원으로 합병 전보다 2800억원 정도 높아졌다. SK 주가는 지난해 7월 말 최고가를 찍은 다음 최근까지 30% 이상 떨어졌음에도 최 회장의 지분차익은 여전히 높다.
SK는 사업 지주회사로서 자체 사업 수익은 물론, 계열사들로부터 안정적으로 브랜드 사용수익을 챙기고 있다. 이 또한 배당 등으로 지배주주의 이익과 연결된다. SK는 지난해 2370억원의 브랜드 수익을 거둬들였다. 올 1분기에도 595억원의 수익이 발생해 연간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에 대한 브랜드 수수료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배주주 일가에 대한 지원성 거래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앞서 2013년 초 법정구속돼 경영에 참여하지 못했음에도 2012년 성과급으로 301억원의 연봉을 받아 논란이 되자, 보수 전액을 기부한 바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