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와 손을 잡았다.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공략과 스마트폰 시장 탈환을 노린 양수겸장의 포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삼성페이에 알리페이를 추가키로 했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산하 금융 계열사인 안트파이낸셜이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4억5000만명에 이른다.
중국에서의 삼성페이 서비스는 지난 3월 말 시작됐다. 중국 최대 카드사 유니온페이를 비롯해 공상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9개 은행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지원하는 것에서 출발해 중국은행 등 2곳이 추가됐다. 흥업은행, 북경은행 등 4곳도 제휴를 대기 중이다. 삼성페이 지원 단말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6과 갤럭시S7 시리즈, 갤럭시노트5에서 갤럭시A 시리즈 등 보급형 모델로 순차 확대됐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3월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에서 삼성페이의 중국 출시를 발표했다. 사진/삼성전자
서비스 출시 두 달이 지나도록 삼성페이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라는 공룡들이 버티고 있는 데다, 삼성페이 사용에 필수적인 스마트폰 보급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16조4000억위안(약 3000조원). 이중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72.9%, 텐센트의 텐페이가 17.4%로 전체 시장의 90%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 로컬 업체들의 공세가 뜨거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순위는 지난해 4분기부터 줄곧 5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페이와 알리페이의 제휴를 '윈-윈'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알리페이의 4억5000만 이용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자사 스마트폰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일 수도 있다. 이달 말 출시가 예상되는 중국 특화 모델 '갤럭시C' 시리즈가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등 단말 추가보급도 예정돼 있다.
알리페이에게도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QR코드를 스캔하고 인증번호와 때로는 결제 금액까지 입력해야 하는 알리페이 방식에 비해, 지문인식만으로 결제를 요청할 수 있는 삼성페이가 조작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삼성페이의 편리성을 어필할 수 있다면 기존 갤럭시 고객을 잡아두는 락인 효과와 신규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모두 볼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반면 "기존 알리페이 사용자들은 수년간 습관처럼 굳어진 결제 방식에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며 "삼성페이를 쓰려고 갤럭시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