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뚝뚝'…죄악주는 '훨훨'

코스피 한 달 새 1940선으로…올해 수익률 1.06%에 그쳐
주요 죄악주 올해 수익률, 코스피 대비 큰 폭 웃돌아

입력 : 2016-05-2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경기침체 장기화, 높아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변수 속에 코스피가 한 달 새 2000선에서 1940선으로 밀리며 추세전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위 ‘죄악주’로 불리는 종목들의 오름세가 눈에 띄고 있다.  
 
‘죄악주’는 일반적으로 경기침체 속 증시부진 국면에서 아웃퍼폼을 많이 하는 담배, 오락, 카지노 등과 관련된 업종을 말한다. 몸과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일부 사업 분야와 관련된 종목의 주식으로 분류되지만, 경기침체 시기에 실적이 늘면서 주가 상승을 시현하는 경향을 띈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도 가장 마지막까지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부분이 이들 업종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코스피는 2000선에서 1940선으로 1.31% 하락했다. 경기침체 국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변수가 증시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카지노업종인 GKL(114090)강원랜드(035250)는 최근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며 주가 우상향흐름을 시현 중이다. GKL은 지난달 26.26% 상승한 데 이어 이달 13일 연중 최고가(3만450원)를 경신하는 등 올 들어 17.36% 상승 중이다. 강원랜드도 지난 9일 연중 최고가(4만4600원)를 갈아치우는 가하면, 올 들어 10.55%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담배 제조업체인 KT&G(033780)는 지난 1월을 제외하고 4개월 연속 주가 우상향흐름을 보이며 올 들어 20.57% 상승 중이다. 이달 9일에는 52주 최고가(13만2000원)도 경신했다. 죄악주 중 주류주는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미미하다. 참이슬 소주, 하이트 맥주 등을 생산, 유통하는 하이트진로홀딩스(000140)는 올 들어 5.51%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국순당(043650)은 6.71% 오른 상황이다. 
 
이들 ‘죄악주’의 이 같은 올해 주가흐름은 같은 기간 코스피가 1.51%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눈에 띄는 상승 폭이다. 
 
‘죄악주’의 이러한 움직임은 높아진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과 기업 구조조정 등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는 등 대내외 환경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증시 변동성이 상승하는 구간에서 ‘죄악주’는 예외 없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이슈화됐던 지난해 7월과 8월에도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가 36.7% 상승하며 증시 변동성이 커졌었는데, 해당 기간 ‘죄악주’는 수익률 7.8%를 기록하며 코스피 수익률(-6.4%)을 아웃퍼폼했다. 
 
김상호 연구원은 “‘죄악주’는 변동성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전히 미국 금리인상시기와 횟수에 대한 불확실성, 신흥국 경제 위기 등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남아있어 이들 종목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GKL과 강원랜드 주가가 최근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올 들어 10~17%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51%)을 큰 폭 웃도는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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