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지난해 한국 시리즈 우승에 빛나는 두산 베어스가 올해도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넥센, KIA, 롯데를 차례로 꺾으면서 8연승을 행진을 펼치는 중이다. 마운드와 타선의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혔다. 두산은 올 시즌 개막 후 줄곧 1위(29승·1무·11패)를 내달리면서 승률 0.725까지 찍었다. 2위 NC(21승·1무·17패)와는 무려 7게임 차이가 난다.
두산의 힘은 강력한 선발진에서 나온다. 니퍼트(7승)와 보우덴(6승)의 외국인 선발 듀오가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프로야구 전체 선발 1~2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좌완 투수 장원준(5승)과 유희관(5승)도 흔들림 없이 차곡차곡 승수를 쌓는 중이다. 5선발인 허준혁(2승)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내면서 두산은 확실한 5선발 체제를 구축했다.
선발진이 거둬들인 25승은 3위 SK의 23승보다도 2승이나 많다. 특히 이들 5명의 선발진은 24개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따내면서 벤치의 불펜 운영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재훈은 벌써 12홀드로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오현택, 진야곱, 김강률 윤명준 같은 중간 계투도 제 몫을 해내며 마운드의 강력함을 더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이현승은 10개의 세이브를 따내며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적은 점수로 틀어막으면 나머지 선수들이 그 분위기를 경기 끝까지 지켜내는 모양새다. 그래서인지 두산은 최근 불펜 투수 함덕주의 체력 관리를 위해 그를 2군으로 내렸다. 여유가 있으니 비교적 시즌을 멀리 보고 운영하겠다는 포석을 둔 셈이다.
이른바 '핵타선'으로 불리는 타격도 두산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홈런포'가 상대 팀에겐 공포다. 두산은 21일 경기까지 총 6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 홈런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SK와는 10개가 차이 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이다. 김재환(14홈런), 민병헌(10홈런), 양의지(9홈런), 오재일(7홈런)이 총 54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3~6번 타자 모두가 장타력을 갖춘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두산은 팀 타율에서도 0.32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상대 투수로서는 그야말로 피할 방법이 없는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태형 감독에 따르면 '강한 두산'의 첫째 이유는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 올해도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 올해 가세한 김재환, 에반스 같은 선수들의 활약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또 부담 없이 경기하자는 팀 내 분위기가 선수들의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김태형 감독은 "항상 좋은 분위기에서 해야 후회 없이 할 수 있다. 그 분위기를 감독이 자꾸 만들려고 한다"면서 "선두를 지킨다는 것보다는 두산의 야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이 분위기를 계속 가져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두산 베어스 선수단.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