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최봉민 3F늘보 대표 "골프·사업 대중화 꿈꾼다"

똑똑한 스마트캐디 개발…골프 대중화에 큰 관심

입력 : 2016-05-24 오후 12:48:00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지난 2월 정부는 회원제골프장의 대중제 전환을 골자로 하는 골프 대중화 정책을 발표했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중 골프장을 늘려 골프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런 흐름보다 앞서 IT 경력 26년 차이자 '골프광'인 최봉민(53) (주)3F늘보 대표는 지난해 9월 기존 보이스캐디와 야디지북을 결합한 스마트한 볼 마커 앱 '늘보캐디'를 개발했다. 좀 더 정확하고 편리하며 싸게 골프를 칠 수 없을지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최 대표의 노력으로 캐디 없이 스마트폰 하나면 코스 공략이 가능해져 과도한 골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골프 대중화에 있어 비용 문제를 중요하게 보는 정부의 생각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한국골프소비자모임 이사진에 합류한 한 최 대표는 본격적으로 골프장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대표는 "골프 대중화에 이바지하는 건 물론 앞으로 사물 인터넷 창에 앱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업과 골프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으려는 그를 지난 12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3F늘보 사옥에서 만났다.
 
최봉민 (주)3F늘보 대표가 지난 12일 가산동 사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기존 보이스캐디와 야디지북을 결합한 볼 마커 앱 '늘보캐디'의 개발 계기가 있었나.
 
예전부터 골프 치는 걸 워낙 좋아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보이스워치, 보이스캐디, 레이저뷰파인더, 야디지북을 다 써봤지만,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기존 기능들을 모두 집어넣는 데 그치지 않고 코스 정보, 바람 등을 알려주고 어디를 때리면 어디까지 가는지 등을 필드에서 제대로 구현하고 싶었다. 스크린골프처럼 실제 골프장 코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골프장과 저작권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이는 걸 보고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이후 필드에서만 쓸 수 있는 늘보캐디 앱을 개발에 몰두했고 지난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왜 골프와 NFC 기능을 활용했나.
 
제가 26년째 IT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앱 가운데 약 3%만 수익성이 있다. 나머지 97%는 3~4년 동안 앱만 개발한 뒤 도태되는 구조다. 레저 산업 구매력을 가진 40~50대 층을 겨냥하고 싶었다. 레저 활동을 하는 이들이 오프라인 환경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좀 더 편안하게 아날로그 생활을 즐기도록 하는 게 사업 아이템 핵심이다. 하지만 현 40~50대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하는 범위는 넓지 않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개념도 한참 뒤에야 이해할 정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도 손쉽게 사용할 만한 편리한 기능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된 현 상황 안에서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태깅 한 번에 정보가 읽히고 해킹 위험 없이 안전한 안드로이드폰 내 NFC 기능이 정말 제격이었다. 늘보캐디 개발은 수익적인 바람도 담긴 게 사실이지만 3F늘보의 앱 개발 범위는 골프에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등산, 여행 쪽까지 분야를 넓힐 것이다. 늘보캐디 개발은 추후 이것과 연동하기 위한 기본 바탕을 깔기 위함이다.
 
판매 실적은 어떤가. 늘보캐디 가장 큰 특징은 뭐라 할 수 있는지.
 
판매량은 점점 늘고 있다. 늘보캐디는 한마디로 볼 마커 하나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전 세계 2만5000개에 이르는 주요 골프장 코스를 손쉽게 공략할 수 있어 유용하다. 골프장에서 캐디 없이도 안드로이드폰의 NFC 기능을 사용해 태깅 한 번이면 실시간으로 각 홀의 높낮이는 물론 등고선 등을 모두 알 수 있다. 노 캐디제 추세에 걸맞은 앱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앱에서 불가능한 여러 다양한 기능을 갖춰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다.
 
3F늘보란 회사 이름이 특이한데 어떤 의미가 담겼나.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회사 로고를 보면 늘보 캐릭터가 3F에 매달려 있지 않나. 3F란 functionable(기능적인), fashionable(유행하는), funny(재미있는)를 뜻한다. 기능적이고 유행하면서 재미있는 아이템을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늘보와 같은 성향을 가진 사용자를 노렸다. 소비자는 IT 기술이 복잡할수록 귀찮아하는데 그걸 늘보라고 봤다. 전 늘보처럼 귀찮아하는 고객도 쉽고 재미있으면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다. 제품의 정확성, 경제성, 편리성을 먼저 생각했다.
 
사단법인 한국골프소비자모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 직접 개발한 늘보캐디 보급에 나섰는데.
 
현재 골프장 캐디 수급이 20% 정도 부족하다. 강봉석 남여주GC 대표이사께서 처음 퇴직자와 경력 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마샬캐디제를 하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주셨다. 마샬캐디란 골프백을 전동카트에 싣고 운전해주고 세컨샷할 때 남은 거리를 말해주는 단순한 캐디를 말하고 일반 캐디피의 절반에 불과한 6만원을 받는다. 이후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모임 이사장이 본격적인 계획을 짜셨다. 제가 이사로 활동하게 된 핵심은 역시 골프 대중화다. 저는 골프 대중화를 위해 최적화된 늘보캐디와 마샬캐디제를 합치면 더 골프장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모임에 마샬캐디가 골프장에서 늘보캐디를 직접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는데 이만한 아이템이 없다는 반응이었고 하게 됐다. 지난 3월 말부터 남여주GC에서 본격적으로 마샬캐디제가 시작됐다.
 
아직 노 캐디나 마샬캐디가 생소한 국내 현실에서 어려운 점도 많았을 거 같다.
 
어려운 점이 많다. 골프장 입장에서 노 캐디를 하다가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걱정할 수 있다. 심지어 제가 골프장을 돌아다니다가 캐디들에게 물어보면 오히려 안정적인 곳에서 사고가 자주 난다고 한다. 캐디가 필요한 부분도 있는 셈이다. 또 마샬캐디를 원하는 퇴직한 구직자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전국 열 군데에서 110명을 뽑는데 사람들이 수도권으로만 가려고 하고 지방은 안 오려고 해 문제다. 저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90% 정도 준비됐는데 마샬캐디제는 아직 과도기다. 물론 마샬캐디가 늘보캐디를 쓰면 저로선 자동으로 홍보가 되지만 아직 시간이 더딘 편이다. 그래서 아직 정착될 때까진 제 사업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래도 모임과 공식 제휴가 되어 있다.
 
마샬캐디제와 함께 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단 의미인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계획인가.
 
골프장 비용을 내리려고 카트에 사람을 넣기로 하지 않았나. 여기에 마샬캐디가 직접 남은 거리 등을 알려줄 수 없을 때 늘보캐디를 이용해 앉아서 골프 이용자에게 세팅과 거리 안내, 코스 공략을 해줄 수 있다. 현재 골프장 비용 구조에서 정부 세금을 낮추지 않는 이상 그린피, 카트피를 낮추기는 거의 힘들다. 남은 게 캐디피인데 수준 있는 캐디가 많지 않아 골퍼들의 부담과 불만이 커질 수 있는 게 현실 아닌가. 결국, 현 상황에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늘보캐디를 더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골프를 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늘보캐디를 찾게 될 것이고 캐디피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되지 않겠나.
 
앞으로 꿈이 있다면.
 
'골프 비용이 좀 더 싸져야 한다'와 '골프를 잘 치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엇이 도움될까'라는 이 두 가지를 생각한다. 정부 정책이 골프 대중화로 간다면 기존 캐디가 아닌 마샬캐디제를 이용하고 늘보캐디까지 쓰면 분명히 비용 절감이 되고 편리하다. 3F늘보 대표 입장에선 이야기한다면 사물 인터넷 창에 앱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 서비스를 시행해 대중화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타깃은 골프와 등산, 낚시, 자유여행객 등 아웃도어 쪽이다. 골프처럼 다른 분야 모두 개념은 같다. 계속 이쪽으로 개발해 사업 범위를 늘리려고 한다.
늘보에서 제작하는 아웃도어 용품은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가 나온다. 이 위치기반 기술로 정부 특허까지 받았다. 조만간 레저 관련 통합 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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