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존 리(John Lee)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를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재임 기간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이날 리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신현우(68)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리 전 대표를 상대로 당시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에 관한 구체적인 상황을 집중적으로 확인 중이다.
리 전 대표는 지난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옥시 대표를 지냈으며, 테스코 말레이시아 법인 이사를 거쳐 2014년부터 구글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옥시 미디어고객팀 부장 김모씨, 홈플러스 일상용품팀장 조모씨와 전 법규기술관리팀장 이모씨,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와 일상용품팀 개발담당 직원 허모씨 등 총 6명을 함께 조사 중이다.
리 전 대표에 대한 조사 이후에는 후임으로 근무한 후 현재 레킷벤키저 싱가포르 법인에 재직 중인 가우라브 제인(Gaurav Jain) 전 대표도 소환할 방침이다.
애초 이날 오후 2시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리 전 대표는 예정보다 30분 정도 이른 시간에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서 리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의 부작용에 대한 보고를 받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한국어로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대답했다.
리 전 대표는 계속된 취재진의 질문에 영어로 "검찰 조사에서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얘기하겠다"는 말만 반복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은 리 전 대표가 조사실로 가기 직전 몸싸움이 발생할 정도로 고성과 함께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강현욱·김명자 전 환경 부장관과 담당자 등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업무상과실치사·표시광고법 위반 등 혐의로 신 전 대표 등 4명을 구속했으며, 19일 외국인 임원으로는 처음으로 울리히 호스터바흐(Ulich Hosterbach) 재무담당 이사를 소환했다.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 전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던 중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