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현장은 올스톱…결국'법정관리'

협력업체 동용 자재조달 비상…내부 동요

입력 : 2016-05-25 오후 5:28:24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법정관리를 목전에 둔 STX조선해양 본사와 현장은 이미 패닉 상태다. 25일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회사 내부에 법정관리 신청설이 나돌면서 내부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법정관리설에 외부 중소 협력업체들이 대금 회수를 걱정하며 자재납품을 중단해 조선소 현장도 생산 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채권단이 25일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 STX 본사에서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선업 전체가 불황으로 이직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법정관리 개시 기간 까지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을 걱정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사내급식중단 공문이 내려온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결국 법정관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고 "외부 전문기관 진단 결과 유동성 부족이 심화돼 이달말 STX조선의 부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채권단이 저가수주 방지 및 선종 단순화 목표하에 신규 수주를 철저하게 관리함에 따라 수익 구조가 현저히 개선되고 있다"며 "특화 중소형 조선소로의 전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채권단은  ▲협력업체 연쇄 부실 ▲관계사 및 고용불안 ▲국내 조선업 신뢰도 문제 등을 들어 자율협약 상태로 계속기업을 유지하면서 사업구조 재편 등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외부전문기관의 진단 결과 이달말 부도가 불가피 하다며 채권단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자율협약 개시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조선경기가 악화돼 신규 수주가 전무하고, 고정비 부담 증가로 지금의 구조로는 더 이상의 이익 창출이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채권단은 우선 현재 건조중인 52척의 선박 건조를 최우선으로 추진한다.  STX중공업과 STX엔진 등 관계사와 협력업체, 채권단의 손실 등에 관한 대응방안을 수립해나간다는 계획이다.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수주잔량은 303만4000GT다. 지난 2014년 439만GT, 2015년 424만GT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STX는 지난 1967년 동양조선으로 출발했다가 1973년 대동조선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2년 STX그룹의 강덕수 전 회장이 인수하며 STX조선해양으로 다시 상호를 변경했다. 그후  200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08년 9월에는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 조선소까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수주가 급감하고 고비용 구조와 무리한 확장경영 등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2013년 자율협약 체제에 돌입했으며 2014년 4월 상장폐지됐다. 강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4월 구속기속됐고, 지난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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