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로보캅' 에릭 테임즈(30·NC)의 장타력이 올라오면서 NC 타선에도 다시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테임즈는 지난 2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8회말 상대 투수 박민호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직전 타석에서 나성범이 홈런을 터뜨린 이후 나온 연속 타자 홈런이었다. 3-0으로 근소하게 앞서가던 NC는 이 연속 홈런으로 5-0까지 달아나며 3연승을 달렸다.
테임즈는 14호 홈런을 신고하며 김재환(두산)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위 NC도 3연승을 내달리며 이날 kt를 13-10으로 크게 이긴 선두 두산과의 게임 차를 6.5경기로 유지했다.
국내 프로야구 3년 차에 접어든 테임즈는 NC 핵타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테임즈는 지난해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1을 기록하며 타율 1위를 차지했다. 타점(140타점)도 2위에 올랐으며 시즌 최우수선수(MVP)와 1루수 골든글러브도 테임즈의 몫이었다. 특히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40홈런(47개) 40도루'를 달성하고 2번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등 이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달의 테임즈는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테임즈는 4월에 타율 0.329(85타수 28안타)를 기록하며 보통의 선수였으면 뛰어나다고 평가받을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테임즈이기에 5홈런 17타점의 성적은 다소 장타 생산력에서 힘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2시즌간 꾸준한 활약을 펼쳤기에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테임즈는 보란 듯이 '거포 본능'을 되찾고 있다. 이달 열린 18경기에서 9개의 홈런과 23타점 몰아쳤다. 어느새 타점에서도 40타점을 돌파하며 정의윤(SK·45타점)과 최형우(삼성·44타점)에 이어 3위까지 치솟았다. 장타율은 0.742로 민병헌(두산·0.647)을 크게 따돌린 채 1위를 질주 중이다.
특히 테임즈는 최근 넥센, 삼성, SK를 상대로 6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7타점을 신고하는 등 점차 예전과 같은 장타력을 회복 중이다. 도루가 아직 3개에 불과하지만 시도 자체가 5번밖에 되지 않아 의도적으로 뛰는 것보다는 타격감 끌어올리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테임즈의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이 펼쳐질 경우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NC의 대권 도전에도 한층 불이 붙을 전망이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