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두부값 인상에도 수익성 악화

1분기 영업이익 70% 급감…M&A 효과도 ‘글쎄’

입력 : 2016-05-26 오후 3:03:45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풀무원(017810)이 어둠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초부터 두부와 계란값 인상까지 단행하며 실적 개선을 꾀했지만 올 1분기도 수익성 악화 흐름이 이어졌다.
 
26일 전자공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풀무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9억1300만원으로 전년동기(33억2900만원) 대비 70%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의 지난해 순손실은 104억원에 달한다. 올 1분기에도 풀무원은 당기순손실 22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22억5000만원) 대비 개선흐름을 이어가질 못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풀무원 실적 개선의 발목을 항상 잡았던 주력계열사 풀무원식품의 올 1분기 당기 순손실이 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순손실 25억5200만원)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풀무원식품이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회복세가 더디다는 게 주된 평가다.
 
앞서 풀무원식품은 올 1월, 제조원가의 상승을 이유로 들어 두부류 36개 제품 가격을 평균 5.3%, 계란 가격을 평균 3.9%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1분기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흐름이 이어지질 못하며 가격인상 효과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풀무원의 실적 개선의 핵심 과제는 그룹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풀무원식품의 수익성 회복이다. 특히 풀무원식품의 해외사업은 지난해 내내 풀무원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 지난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법인들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전년도 297억 원에서 428억 원으로 확대됐다. 설비투자 이슈 등이 존재하지만 적자 탈출 기미가 좀처럼 엿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풀무원은 지난 3월, 미국 두부시장 1위 업체인 '비타소이(Vitasoy)' 미국법인 인수를 단행했다.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해외 사업의 반등과 이를 통한 실적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비타소이 미국법인 역시 지난해 상반기 1200만 홍콩달러(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성장이 정체된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남승우 풀무원 회장이 올해 본격적인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이 가격인상과 M&A까지 단행하며 올해를 실적개선의 원년으로 삼는 분위기"라며 "남 회장의 복안이 뚜렷한 실적 개선 성과로 나타나느냐 여부가 풀무원의 올해 성적표를 가늠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풀무원이 올 1분기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남승우(사진) 풀무원 회장의 경영능력도 본격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제공=풀무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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