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의 미래산업 연구개발(R&D) 예산 지원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글로벌 제조업 강국들이 미래산업에 대해 발벗고 나선 상황에서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경련은 26일 '신산업 육성을 위한 R&D 방향'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GDP 대비 세계 1위의 R&D 투자국으로 R&D 예산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육성분야 및 추진부처를 단순화하고 산업현장과 괴리된 세제 지원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CE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PD 대비 4.29%의 R&D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최근 글로벌 제조업 강국들의 물량공세로 위기감이 높다. 중국은 10대 산업에 매년 144조원, 독일은 6개 분야에 18조6000억원, 일본은 과학기술분야에 56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경련은 우리나라가 경쟁국들의 물량공세에 맞서기 위해 먼저 육성 분야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까지 총 5조6592억원을 투자해 19대 미래성장동력을 육성 중이다. 하지만 예산 대비 다수의 분야를 육성하다보니, 1개 분야별 연간 예산이 평균 500억원에 불과하다.
사물인터넷(IoT)의 경우 8329억원(6년 기준, 연평균 1388억원)이 투자될 계획이지만, 이는 중국 전체의 1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2014년 이미 1조8000억원을 IoT 분야에 투자했으며, 미국 IBM은 향후 4년간 3조6000억원(연평균 9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주관부처 선정 역시 시급한 과제다. 스마트 자동차의 경우 교통 인프라, 센서, 빅데이터, 기계 등이 섞인 융복합산업으로 미래부, 국토부, 산업부 등 3개 부처가 얽혀 있다. 아직 주관부처를 선정하지 못해 개별 예산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전경련은 국가 R&D 투자의 75%를 민간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세제혜택 개편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이 규정한 신성장동력에서 4개 분야가 제외돼 있으며, 법에서 규정한 신성장동력의 기술적 정의가 모호해 기업들이 혜택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요구 조건이 기업 연구현실과 달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