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올해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조선과 철강업체의 신규 고용이 감소할 전망이다
. 특히 조선업이 몰려있는 경남 지역의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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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7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신규 고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업 중 62.2%가 올해 고용을 작년보다 늘리고 나머지는 줄인다고 응답했다.
다만 고용 증가 폭을 대부분 0~5% 미만으로 응답해 개선 정도는 미약했다.
업종별로는 최근 구조조정 여파를 겪고 있는 조선과 철강 등의 신규고용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가 있는 경남지역은 구조조정 본격화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은 경남본부는 "구조조정 본격화로 고용사정이 악화될 것"이라며 "지역 조선업 종사자수가 약 6만6000만명(2014년 기준)으로 2000년 초보다 2배 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중소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고용사정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선업 업황에 대해서는 "저유가 및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조선사 신규수주 물량 급감 등으로 부진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수주잔고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영업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충남지역 철강업도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개선세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중국 과잉설비 조정 효과에 대한 비관론과 한계기업 존속에 따른 자원배분 비효율성 때문이다. 올 8월 동부제철 등 워크아웃 중인 업종의 구조조정이 가속할 예정인 것도 변수다.
현재 지역 내 철강업은 국내외 철강시장의 수급여건 개선을 기회로 노후설비 가동 중단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대제철은 비자동차용 부문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과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정제,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에서는 고용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업종은 R&D등 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신규고용 증가 이유로는 퇴직직원 증가에 따른 충원(38.95) 요인의 비중이 가장 컸다.
한편 한은은 4~5월 중 국내 경제는 수출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장한철 한은 지역협력실장은 "향후 국내 경기는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조선·해운 등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과 신흥국 경기 부진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장한철 지역협력실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지역경제보고서 발간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