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한국 떠나기 전엔 '박 대통령 찬가'

"아프리카 농촌개발에 기여"…'확대해석 말아달라' 강조하기도

입력 : 2016-05-30 오후 3:15:11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6일간의 방한을 통해 대권 도전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을 떠나기 직전에 선택한 메시지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칭송이었다.
 
반 총장은 30일 경북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지금 아프리카 순방 중에 있다”며 “농촌개발과 사회 경제개발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대통령이)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아프리카에 알리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저희는 한국에서 (세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반기문 대망론'을 밀고 있는 상황에서 반 총장 스스로가 '코드맞추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동안 김종필 전 국무총리(JP)를 만나고 대구·경북(TK)을 방문한 후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높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어떤 세력과 지역의 힘을 받아 일어서려 하는지를 보여줬다. 충청권과 TK가 연합하는 지역적 토대 위에 친박계의 지지를 얻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25일)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 내용이 과대 확대·증폭된 면이 있어 당혹스럽다”며 “저의 국내 행동에 대해서 과대 해석하거나 추측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말과 행동에 의해 '대망론'이 확산되도록 해놓고 해석하는 이들을 탓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대권 도전을 부정하는 말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반 총장의 방한으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세로 반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지난주에 비해 1.6%포인트 오른 33.9%로 지난 2주 동안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1.6%포인트 내린 61.3%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새누리당은 1.7%포인트 오른 30.1%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1주일 만에 다시 오차범위 내 1위를 회복했다. 더민주는 26.4%, 국민의당은 20.1%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반기문 마케팅'을 계속 해야하는 이유를 보여준 셈이다. 
 
반 총장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3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중앙일보의 긴급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28.4%의 지지를 얻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16.2%)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11.9%)를 눌렀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경북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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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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