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오는 8월27일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차기 당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더민주의 전대에서 뽑힐 새 지도부는 무엇보다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당권주자는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호남 연고에 계파색이 강하지 않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다만 우상호 원내대표의 존재가 악재다. 두 사람 모두 이른바 '운동권 출신' 인사로, 송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당의 정체성이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칠 것이라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의원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의지를 굳힌 상태다. 추 의원은 당내 친노(노무현)와 친문(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범주류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총선 전 소속 의원들이 탈당이 이어지며 문재인 당시 대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호적은 함부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며 엄호했고, 총선 이후 호남 패배의 화살이 문 전 대표에게로 향하자 “셀프공천과 비례대표 파동으로 지지자들을 등 돌리게 만들었다”며 책임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추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인물로, 영남 출신이면서도 호남의 지지세가 상당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주역으로 나섰던 점이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최근 몇년간의 활동으로 '과거지사'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당원 여론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비주류 진영에서는 김진표 의원과 박영선 의원이 눈에 띈다. 두 사람 모두 경제통이라는 점에서 현 김종인 대표가 추구하는 경제정당 이미지와 부합한다는 평가다. 김부겸 의원의 출마 여부도 변수다. 김 의원은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되며 일약 대권주자급으로 부상했다. 그가 전대 출마를 결심할 경우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외에도 이종걸 의원과 원외인사인 정청래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정세균 의원도 당 대표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본인의 의장직 도전 의사가 강해 직접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더민주의 당권 레이스는 주류인 '친노·친문' 그룹의 선택이 결정적인 변수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하지만 더민주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최근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대대적인 지역위원장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김종인 대표가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최대계파인 ‘친노’ 그룹을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위원장은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와 대선 후보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각 지역의 대의원을 추천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이런 가운데 친노로 분류되는 송인배 경남 양산갑 지역위원장이 조강특위의 이같은 흐름에 반발하며 31일 지역위원장을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송 위원장은 “총선 성공 여부를 지역위원장 선정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조강특위의 일성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위원장 인선은 응모자의 능력과 지지도에 따라 객관적으로 해야 한다”며 “어느 계파는 되고 어디는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추미애, 김부겸 의원.(왼쪽부터)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