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정상화, 급물살…남은건 '해운동맹'

한진해운, 새로운 변수로 등장

입력 : 2016-06-01 오후 6:22:18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상선이 올해부터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8042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전액에 대한 채무재조정을 완료하면서 자율협약에 한발짝 다가섰다. 이로써 채권단이 자율협약 조건으로 내건 사채권자 채무조정과용선료 인하 협상은 통과했다. 이번에 남은 과제는해운동맹 가입이다.
 
채무조정이라는 한 고비를 넘긴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에 전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1일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사옥에서 두차례에 걸쳐 사채권자집회를 개최했다. 오전에 열린 사채권자집회는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 오후 3시에 열린 176-2회차 채무조정도 96.7%가 찬성했다. 이날 1742억원의 채무를 조정했다. 이 회사는 전날 열린 3건의 사채권자집회에서도 6300억원의 사채를 재조정했다.
 
이로써 올해부터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8042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전액에 대한 채무 재조정이 완료됐다. 8042억원의 채무 중 50% 이상은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되고, 나머지 금액은 연 1% 이자로 각각의 만기일에서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이 이뤄지게 된다.
 
김충현 현대그룹 상무는 "사채권자들의 이해와 양보로 자율협약에 필요한 한 가지 고비를 넘기게 됐다"면서 "용선료 협상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내일부터 얼라이언스 편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전11시에 열린 18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542억원) 조정을 위한 집회에는 개인투자자가 많아 일부 반대표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전체가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회의가 끝난 직후 불만이 쏟아졌다. 개인투자자 A씨는"우리는 개인투자자일뿐인데, '사채권자집회'라는 용어가 계속 나오면서 안좋은 이미지를 준다"며 억울해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조정안이 모호하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개인투자자 B씨는 "출자전환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이 (회사가)얼버무렸고, 이자율 역시 일방적으로 1%로 조정돼 우리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B씨는 나머지 50% 분할상환이 아닌 전환사채(CB)로 전환해줄 것으로 제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조건 변경요구에 회사 측은 가능한 방안을 검토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개인투자자 C씨는 "구조조정 콘트롤타워가 없다"며 "부채비율을 줄이라는 정부 강요에 여러 자산들을 팔아온 것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적선사를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용단을 내려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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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063억원 규모의 채무조정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영업력을 좌우하는 해운동맹 재가입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오는 2017년4월부터 새로 시작되는 '디얼라이언스' 가입 및 운항에 현대상선의 명운이 걸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얼라이언스는 한진해운, 하팍로이드, NYK, MOL, K-LINE, 양밍 등이 결성한 새로운 해운동맹이다. 현대상선은 제외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오늘 열리는 해운동맹 G6 회원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해운동맹 가입을 위해 선사들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얼라이언스 소속 회사 6개 중에서 4개사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전제 하에 지지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M'과 '디 오션'같은 거대 동맹과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에서 해외선사들은 현대상선의 가입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머지 2개 선사의 입장이 현대상선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해운이 현대상선 가입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진해운이 현대상선 정상화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채권단 하에 놓이게 되는 상황까지 고려해 한진해운이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은) 회원사간 협의가 이뤄져야하는 부분인데 아직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해운동맹 가입은 전 회원사의 만장일치로 결정되기 때문에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은 좌절된다. 김 상무는 "구조상으로 현대상선이 재무적을 건전해지고 20년 넘게 글로벌 얼라이언스 운영한 경험있는 현대상선의 가입은 (동맹에)도움이 되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자신하고 있다.
 
디얼라이언스는 관련 규정상 오는 10월까지만 새로운 회원사를 확정 지으면 되지만,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조건부 자율협약의 조건 중 하나인 해운동맹 가입이 완료되어야 출자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빠르면 이달 안으로 현대상선이 동맹 가입여부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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