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LCD(액정표시장치)는 LCD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근본적인 구조의 차이를 극복하기 힘들다. 픽셀 하나 하나가 빛을 내는 방식을 절대 따라올 수 없다.”
LG전자(066570)가
삼성전자(005930)의 퀀텀닷(양자점) TV를 또 한 번 정면 겨냥하며 그간의 신경전을 일축했다. LG전자의 TV 관련 주요 임원진들은 지난 3일 경상북도 구미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사의 OLED 방식이 경쟁사의 LCD 방식에 비해 밝기, 색 재현율 등에서 월등히 우수하다고 입을 모았다.
OLED 패널은 별도의 광원없이 스스로 빛을 낸다. 백라이트를 통해 빛을 내는 LCD와 달리 픽셀이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로 구성돼 전력 소모량이 적고 화질도 더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대형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는 기존 LCD에 대응해 OLED 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다른 제조사들의 참여 없이 홀로 OLED만 외치기엔 본격적인 대중화와 시장 활성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LG전자 구미공장 직원이 OLED TV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구미공장에서 OLED TV의 양산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5월 55형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LG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034220)는 2018년까지 OLED 사업에 10조원을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히며 LG전자와 함께 OLED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다.
이날 LG전자는 OLED의 장점으로 ▲자발광 소자로 인한 빛샘 현상이 없는 점 ▲정확한 색 표현으로 왜곡 현상 없음 ▲가장 어두운 영상에서 가장 밝은 영상까지 표현 가능한 HDR(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모든 각도에서 본래의 색상 표현 ▲구부리거나 돌돌 마는 등 어떤 형태로든 만들 수 있는 점 등을 꼽았다.
이정석 LG전자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FD담당(상무)은 “경쟁사들이 LCD 기반의 퀀텀닷이 OLED를 많이 따라왔다고 하는 것은 OLED를 하나의 표준으로 삼은 것이라고 생각돼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LCD는 픽셀 하나 하나를 껐다가 켜는 OLED를 따라올 수 없고, 특히 블랙색상 구현에서는 비교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외에 다른 제조사들도 OLED 진영에 합류하고 있다. 중국 TV 제조사 스카이워스·콩가·창홍 등이 OLED TV를 내놨고, 파나소닉과 필립스, 베스텔 등도 OLED 진영에 합류했다. 다만 세계 TV 시장 1위 삼성전자는 LCD 기반의 퀀텀닷 TV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상무는 “파나소닉과 뱅앤올룹슨 등이 OLED에 합류했으며 나머지 중국 업체들도 출시 준비 중”이라며 “내년부터 (OLED TV)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OLED TV의 수명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병철 LG전자 TV/모니터 생산FD 담당(상무)은 “일반 소비자가 하루에 10시간 TV를 시청한다고 가정하면 10년에 약 3만6000시간”이라며 “10만 시간 이상 지속될 기술력을 확보해 수명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LG전자는 OLED TV 77인치, LED TV는 105인치까지 양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6에서 올해 OLED TV의 판매량 목표로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정석 상무는 “현재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 OLED 패널을 남김 없이 판매하고 있다”며 “4분기에 TV 판매량이 가장 늘어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병철 상무는 “구미공장에서 월 1만~1만2000대의 OLED TV를 생산 중”이라며 “LED TV 라인과 겸용해 사용할 수 있어서 캐파(생산능력)는 확장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정기총회 결과에 대해서는 자사의 RGBW 방식이 4K로 인정받게 된 계기라고 환영했다. ICDM은 TV 디스플레이 해상도 표기 방식에 기존의 라인 숫자 외에 ‘콘트라스트 모듈레이션(Contrast Modulation)'값을 추가하도록 하는 내용의 RGBW 방식 해상도 측정 기준 개정안을 채택했다. RGBW 방식은 한 픽셀에 적색·녹색·청색 등 3개로 구성된 RGB 방식에 흰색을 추가한 기술로, LG의 대표적 방식이다. 김현철 LG전자 TV상품기획팀장은 “콘트라스트 모듈레이션은 명암비로 밝기의 차이를 의미한다”며 “이 수치를 제품에 표기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구미=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