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수리기사 사망사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8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질타를 쏟아냈다. 더민주가 박 시장을 감싸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서울시 정책간담회’에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어제 박 시장께서 사과의 말씀을 하셨고 앞으로 서울메트로와 관련된 여러가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을 믿고 있어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재경 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박 시장을 향해 ‘그동안 국정감사를 통해 누차 지적해온 내용이 개선되지 않고 이런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적어도 서울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참담하다. 이번 사고는 우리사회 부조리의 집합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민주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의원도 “세월호의 아픔을 겪으면서 ‘죽어야 좋아지느냐’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죽어도 안되는구나’는 식으로 절망하고 있다”며 해결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과 유족에게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이른바 ‘메피아’의 전관예우 악습을 척결하고 업체 직영화와 비정규직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박 시장은 사고 수습이 어느 정도 이뤄진 후에 간담회를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국민의당에서도 청문회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책위원회 산하 일자리특위에서 서울메트로의 방만한 운영실태 전반을 점검하고 하청업체와의 불공정 계약, 메피아들의 특권과 반칙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공세를 폈다.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는 법안 발의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한 더민주 이인영 의원은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에 비정규직이나 외주용역 인력을 사용하면 낮은 소속감, 고용불안 등으로 사용자에게 안전 문제를 소신껏 제기하기 어렵다"며 "관련 업무에는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서울시 정책간담회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왼쪽은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