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싫다면’ 삼성 무풍 vs. ‘인체까지 추적’ LG 휘센 듀얼

입력 : 2016-06-14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이른 불볕더위로 에어컨을 찾는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에어컨의 양대산맥이자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수급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삼성전자(005930)는 ‘무풍 에어컨 Q9500’을, LG전자(066570)는 ‘휘센 듀얼 에어컨’을 올해 더위를 식혀줄 주력 제품으로 내놨다. 두 제품의 특징은 ‘무풍’과 ‘바람’으로,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삼성전자 모델이 무풍에어컨 Q9500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바람 싫으면 무풍으로 vs 사람 인지해 자동으로 바람 조절
 
무풍 에어컨 Q9500은 제품 이름대로 무풍이 특징이다. 에어컨 정면 원 모양의 토출구가 열리며 강력한 회오리형 바람을 포물선 방향으로 내보내 원하는 온도까지 빠르게 도달한다. 이후 무풍 모드로 전환하면 토출구가 닫히며 토출구 주변에서 냉기가 흘러나와 실내 온도를 유지해준다. 무풍 모드에서는 토출구가 닫혀 바람이 나오지 않는 대신 13만5000개의 마이크로홀에서 냉기를 내보낸다. 서울의 한 전자 양판점 직원은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서 찬바람을 직접 맞기 싫어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며 “무풍모드 전에는 강한 회오리 바람을 내보내 벽이나 각종 사물에 튕기면서 실내 온도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은 상단 두 개의 토출구를 회전하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고정시켜 양방향으로 바람을 내보낼 수 있다. 에어컨과 가까운 거실에 있는 사람에게는 약한 바람을 내보내고, 멀리 떨어진 주방에 있는 사람에게는 냉기가 닿을 수 있도록 다른 토출구에서 강한 바람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인체 감지 카메라를 장착해 좌우 최대 105도의 범위에서 사람의 수와 위치, 활동량을 감지해 알아서 바람 방향과 세기를 조절한다. 
 
두 제품의 차이는 필터에서도 발견된다. 무풍 에어컨 Q9500의 PM2.5 필터 시스템은 물 세척이 가능해 교체비용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머리카락 두께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미세먼지와 그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한다.
 
반면 휘센 듀얼 에어컨의 필터는 교체형이다. 초미세먼지까지 잡아내는 필터와 함께 열교환기의 자동 건조 기능을 갖췄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전자제품 상담사는 “에어컨은 온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냉기를 공급하면서 열교환기에 수분이 발생한다”며 “휘센 듀얼 에어컨은 이 수분을 자동으로 건조하는 기능을 갖춰 곰팡이가 서식하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제품 왼쪽)과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이 휘센 듀얼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무풍 모드시 거실끝과의 온도차는? 인지 카메라 활용도는?
 
두 제품은 각자의 방식으로 냉방을 하면서 공기청정과 제습, 스마트폰 조절 기능까지 갖춰 팔방미인처럼 보이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무풍 에어컨 Q9500의 경우, 무풍 모드 시 바람이 아닌 냉기가 마이크로홀로 나오기 때문에 에어컨과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는 온도차이가 느껴진다는 게 소비자들 의견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용자는 “보통 에어컨은 거실 한쪽 벽면에 설치하는데 무풍 모드로 하고 반대쪽 끝으로 가보면 온도차가 있다”고 말했다. 
 
또 메탈 소재의 마이크로홀이 디자인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먼지가 껴 바람을 통해 나오거나 기능 저하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기청정·제습 등의 기능으로 에어컨을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먼지에 대한 우려는 커 보인다. 이에 대해 전자제품 상담사는 “마이크로홀로 유입되는 먼지는 하단의 커버 속 구멍으로 모이게 돼 그곳만 청소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휘센 듀얼 에어컨은 야심차게 내놓은 인지 카메라를 얼마나 활용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 양판점 직원은 “에어컨은 사각지대가 있으면 안 되는데 인지 카메라는 에어컨 아래쪽은 인지하기 어렵다”며 “인지 카메라 기능을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토출구 회전으로 다양한 방향에 바람을 내보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가전 상담사도 “사람에 따라 희망하는 온도가 다를 수 있다"며 "인지 카메라를 뺀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권유했다. 
 
필터 교체 비용도 고려 사항이다.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 등으로 사계절 내내 사용할 경우 냉방용으로만 여름철 3개월만 쓰는 경우보다 필터 교체 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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