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바른먹거리'를 외치는
풀무원(017810)이 잇단 구설수와 악재에 시달리며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풀무원은 수익성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무더기 가격인상에 따른 소비자 반발, 물류를 담당하던 지입차주와 갈등, 본사 직원들의 폭행치사 사건 등 악재가 반복되고 있다.
12일 경찰과 풀무원 등에 따르면 풀무원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의 지점관리 A팀장과 B대리가 강남에 있는 본사직영 지점장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지난 8일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4일 오전 1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노래방에서 역삼지점장 등 3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말다툼 끝에 지점장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C씨가 "본사가 왜 지점을 홀대하냐"며 본사의 행태에 항의하자 동기 B씨가 자신의 상사 A씨에게 함부로 대한다며 시비를 벌였다.
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최근 몇 년간 실적부진을 겪으며, 대리점과 직원 등에 무리하게 영업압박을 해온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지점을 관리하는 팀장과 대리의 강압적인 태도로 빚어진 본사의 '갑질'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 풀무원은 최근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22억8439만원의 분기 순손실을 나타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72.6% 감소한 9억1325만원에 그쳤다.
특히 해외법인의 눈덩이 적자가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에 진출한 후 2004년 콩 가공업체 '와일드우드 내추럴푸드'를, 2009년 식품업체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풀무원 미국법인은 2012년 140억원, 2013년 311억원, 2014년 173억원, 2015년 249억원 등 4년간 9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두부와 계란 가격을 각각 평균 6.4%, 3.9% 인상해 실적악화 부분을 가격인상과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와 해외 법인 모두 실적 악화가 이어졌지만 남승우 회장은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챙기며 논란이 일었다.
실제 풀무원은 보통주 1주당 1020원을 현금배당했다. 배당금 총액은 37억9861만원으로 최대주주인 남승우 회장은 57.33%에 해당하는 22억2700만원을 챙겼다.
이에 남승우 회장이 실적 악화에 빠진 풀무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기 주머니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남 회장은 회사의 수익성 악화와 상관 없이 연봉도 크게 치솟았다. 풀무원의 올해 초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남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24억원으로 전년(18억원)대비 33.3%(6억원) 증가했다.
또한 풀무원은 지입차주들과의 갈등으로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풀무원의 충북지부 음성물류센터 운송업자 40여명은 회사가 노예계약을 강조하고 있다며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지입차주들은 "파업은 풀무원의 '갑질'과 노조 탄압에 일차적 원인이 있다"며 회사가 차량에 구호, 주장, 화물연대 스티커 등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노동자에게 징벌적 임금 삭감을 하겠다고 규정한 것은 일종의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법원이 화물연대 지입차주들에게 업무를 방해하지 말라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며 일단락됐으나 풀무원의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바른 먹거리를 지향하는 풀무원의 사외이사로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장기 재임한 점도 풀무원의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풀무원이 바른먹거리를 지향하는 기업이미지인만큼 최근 일련의 사태들은 치명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남승우 회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