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올 초
MBK(159910)파트너스에 매각된 홈플러스가 각종 갑질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각 점포별 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일괄적인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매장규모 축소 등 일방적인 리뉴얼 지시를 내려 입점업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141개의 점포를 보유한 홈플러스는 최근 각 점포에 입점된 매장들에게 수수료율을 1%p씩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도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한자릿수 인상한 바 있는데, MBK 인수 후 재차 인상을 단행해 2년 연속 수수료율을 올려받은 매장도 상당수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에 입점된 매장들은 주로 패션·뷰티업계 프랜차이즈 매장들인데 매출의 20~30% 가량의 입점 수수료를 임대료 개념으로 지불한다. 이렇게 수수료를 지불하고 남은 매출액은 브랜드 본사로 송금되고, 홈플러스에 입점된 각 매장의 점주들은 그 중 10~30% 가량을 수익으로 갖게되는 이른바 '중간관리' 형식의 수익구조를 띄고 있다.
전국에 총 141개 점포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 1개 점포에 패션·뷰티를 포함한 임대매장이 수십곳씩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홈플러스가 수수료율 1%p 인상으로 얻게 되는 수수료 수익은 상당하다.
피해 브랜드 본사 관계자는 "이미 홈플러스 측이 지난해 전체 입점매장의 절반 가량을 대상으로 한자릿수의 수수료율 인상을 단행한 바 있는데, 올해 MBK 인수 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율 1%p 인상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대형마트 입점계약은 1년단위로 갱신하는데, 홈플러스의 경우 모든 점포를 대상으로 매년 3, 6, 9, 12월에 순차적으로 일괄 갱신한다"며 "임대료 인상은 2년에 한번정도 논의 후 결정하는데 올해 6월 갱신을 앞둔 상황에서 2년연속 수수료율 인상안이 일방적으로 통보돼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업계는 홈플러스의 이 같은 행태가 다소 무리한 요구에도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을'들의 신세를 악용하는 '갑의 횡포'라는 주장이다.
실제 홈플러스에 매장을 운영 중인 한 가맹점주는 "홈플러스 측이 수수료인상이나 잦은 인테리어 리뉴얼 등 불합리한 요구를 제안하더라도 자칫 잘못 나설 경우 개인 신상이 들통나 점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정부기관에 제소하는 등의 문제제기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장기적인 투자나 경영안정을 통한 성장보다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올려서 되파는 사모펀드의 목적 달성을 위해 입점업체들을 쥐어짜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브랜드 본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임대매장은 1년에 한번씩 재계약하는데, 각 브랜드 본사들과 사업성을 두고 충분한 조율을 한 뒤 임대료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BK는 지난해 9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고가인 42억4000만파운드(당시 환율 기준 약 7조7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바 있다.
홈플러스 강서본사 전경. (사진제공=홈플러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