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롯데케미칼(011170)의 허수영 사장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허 사장은 1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에 대해 단호한 목소리로 "그런 것 없다"고 답했다. 허 사장은 이어 "검찰에서 조사 중인데 (결과가) 나오면 되겠죠"라며 "언론을 통해 오히려 오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더 이상 대답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허 사장의 집무실을 포함한 롯데케미칼 본사와 롯데건설 등 15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롯데케미칼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원료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계열사를 끼워넣어 거래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롯데상사,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닷컴, 롯데부여리조트, 롯데리조트제주, 롯데알미늄(기공사업부),
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005300)음료 등 계열사 8곳에 대해서는 영장을 통해 혐의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형식의 제한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최근 삼성에서 인수된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등 다른 화학 계열사는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해된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롯데케미칼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0일에 이어) 2차로 압수수색을 한 것은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는 잦은 임원 소환조사로 경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증거 확보를 통해 수사 장기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허 사장은 검찰의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로 인해 1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분해설비(ECC)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지 못한 채 한국에 머물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ECC 공장 건설에 10%를 투자한 파트너 액시올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7일(현지시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사흘 뒤 검찰의 압수수색과 함께 곧바로 철회했다.
외형 확장에 매진하던 롯데케미칼로서는 그룹의 경영권 다툼과 검찰의 전방위 압박에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내몰렸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