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 조직적 증거 인멸"

1차 계열사 6곳 이어 10곳 추가 압수수색

입력 : 2016-06-14 오후 4:16:4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 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에서 조직적인 증거 인멸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14일 그룹 계열사 10곳과 관계자 주거지 2곳을 포함해 총 15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롯데건설, 롯데케미칼(011170), 롯데상사,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부여리조트, 롯데제주리조트, 롯데알미늄, 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005300) 등에 자료 제출 방식의 제한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미 포착한 계열사 간 자산 또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의 횡령과 배임 등 의혹과 함께 1차 압수수색에서 발견한 단서를 바탕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그룹 정책본부와 롯데호텔, 롯데쇼핑(023530),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롯데홈쇼핑, 대홍기획 등 계열사 6곳,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의 자택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틀간 압수수색 과정에서 계열사 5곳~6곳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을 발견했다"며 "임원 서랍이나 금고에 아무것도 없고, 하드디스크를 떼어 자택 또는 물류창고에 보관하는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잦은 임원 소환으로 인한 경영 공백을 방지하고, 진술에 의존하지 않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압수수색했다"며 "다만 불필요한 압수물은 반환하고, 경영상 필요한 자료는 요청하면 사본 조치한 후 반환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계열사의 증거 인멸 정황에 대해 검찰은 각사 대표의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이번 비자금 의혹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자료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 측의 현금 30억원과 상당량의 서류도 그룹 정책본부 전무 이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술을 얻어 13일에서야 추가로 확보해 압수한 자료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이른바 '형제의 난'이 발생했을 당시 신 총괄회장에게 해임을 당하자 금고 속에 있던 이 현금과 서류를 빼돌린 후 상자에 담아 처제의 집에 보관했다.
 
또 검찰은 신 총괄회장의 비서로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3층 비서실에 비밀공간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13일 이곳에 보관된 금전출납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입수한 금전출납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동시에 그룹 정책본부에서 자금을 관리한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다.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계열사 간 자산 거래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롯데건설·롯데케미칼 등 계열사를 추가 압수수색하고 있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