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국내 최고 권위의 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이 막이 오른다. 근래 우승자들은 모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했을 만큼 '스타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이 대회에 또 어떤 선수가 우승을 거머쥐며 우뚝 설지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이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파72·6619야드)에서 개막을 알린다. 올 시즌 4승을 올린 박성현(넵스)을 비롯해 2승을 달성한 장수연(롯데), 이정민(비씨카드), 고진영(넵스), 김해림(롯데) 등은 물론 최혜진(학산여고), 박현경(함열여고)과 같은 초청 아마추어 등 총 144명이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박성현, 장수연, 이정민은 1, 2라운드 같은 조에 속해 함께 라운딩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박성현은 2연패를 이루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강임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박성현에게 밀린 장수연과 이정민 등은 이번에야말로 '타도 박성현'을 외치며 정상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이번 우승자는 다른 대회보다 두 배 가까운 2억5000만원의 우승 상금은 물론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량을 받는다. 내년 시즌 LPGA 투어 기아 클래식 출전 티켓까지 손에 쥔다. 무엇보다 1987년 시작해 그간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여러 간판선수들을 배출하며 이름을 알린 한국여자오픈의 주인이 된다는 점이 뜻깊다.
그간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면모를 보면 왜 이 대회가 최고의 권위를 지니는지 알 수 있다. 이 대회 우승자 대부분이 한국여자오픈 제패 이후 한국 여자 대표로 성장하며 국외 무대에 진출했다. 근래를 놓고 보면 2012~2014년 우승자인 이미림(NH투자증권), 전인지(하이트진로), 김효주(롯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우승자 박성현은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하진 않았으나 초청 선수로 참가한 LPGA 무대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우승자들은 더 화려하다. 1995~1996년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슈퍼 땅콩' 김미현을 비롯해 1997년과 1999년 각각 우승한 장정과 김영은 LPGA 투어 진출 1세대로 지금의 한국 여자골프 초석을 닦은 이들이다. 2006년과 2008년 우승자인 신지애(스리본드)는 국내와 미국을 평정한 뒤 현재 일본을 주름잡고 있다. 2007년에 우승한 안선주(요넥스코리아)와 2000~2001년 2연패의 주인공 강수연도 여전히 국외 무대에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김미현과 장정 등 역대 우승자들은 19일 시상식에 참여해 이번에 한국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이를 격려할 예정이다. 이 만남은 한국여자 골프를 이끌었던 선배와 새롭게 정상에 오른 후배 간 만남이라는 의미를 넘어 이 대회의 '스타 배출'이란 특성과 맞물려 주목을 끌 예정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한국여자오픈 2012~2014년 우승자 이미림, 전인지, 김효주(왼쪽부터).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