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고통분담 없는 구조조정 성공할 수 없다"

"구조조정 3대 원칙, 엄정한 신용평가·철저한 자구노력·신속한 이행"
"기업을 죽이고자 하려 한다는 것은 오해…현대중공업 파업 없어야 할 것"

입력 : 2016-06-16 오전 10:51:28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기업 구조조정의 성패는 이해관계인들이 서로 얼마나 고통을 나누는지에 달렸다. 이게 뒷받침이 안 되면 어떤 제도적 지원이 있어도 구조조정은 성공할 수 없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일 '금융시장 현황 및 주요 금융개혁 과제'란 주제로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자구노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 30년간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해 오면서 고통 분담을 하면 살고, 안 하면 못산다는 하나의 철칙을 발견했다"며 "기업 구조조정의 성공은 채권자와 주주, 노동조합이 이 기업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의연하게 뭉쳐야 가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임 위원장은 또 "정부가 애써도 안되는 이유는 결국 기업이 고통과 손실을 분담하려는 의지가 결여됐기 때문"이라며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곳에 재정을 투입해야지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없는 기업에 지원하면 국내 경제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조조정의 3대 원칙은 엄정한 신용평가, 철저한 자구노력 그리고 이를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이다"라며 "금융회사는 어느 부분이 어렵다고 하면 자금을 회수하게 되는데, 이것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업의 신용은 훼손되고 정상적인 기업도 어려워 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을 둘러싼 오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기업을 죽이고자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오해가 존재한다"며 "물론 자구노력과 재무구조 개선으로도 살릴 수 없으면, '옥석가리기' 차원에서 정리를 해야 겠지만, 구조조정의 목적은 무엇보다 기업의 경쟁력을 살리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임 위원장은 강연 직후에 기자들과 만나 현대중공업의 파업과 관련해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7일 임시대의원대회을 통해 파업 결의에 나설 계획이다. 전날 노조는 울산 본사에서 중앙집회를 열고 구조조정 중단을 주장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시장 현안 및 주요 금융 개혁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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