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주요 납사분해설비(NCC) 업체들이 액화석유가스(LPG) 활용을 통한 원가절감에 나섰다. NCC의 원료인 납사에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LPG를 혼합해 원가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납사 가격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NCC의 원료인 납사 가격의 상승은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현재 국내 석유화학업체들 대부분이 NCC를 통해 기초원료를 공급받고 있는 만큼, 원가다변화 노력 없이는 미국의 에탄분해설비(셰일가스 기반의 ECC), 중국의 석탄화학설비(석탄 기반의 CTO) 대비 글로벌 경쟁력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
NCC업체 중 LPG 활용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한화토탈이다. 한화토탈은 지난 15일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4만톤급 LPG 탱크를 완공했다. 2010년 완공한 탱크와 합치면 한화토탈의 LPG 저장량은 8만톤 규모에 이른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탱크 완공으로 원료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납사와 LPG를 혼합해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계절적으로 LPG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하절기에는 원료 중 LPG 비율을 높여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토탈이 지난 15일 준공한 LPG탱크.사진/한화토탈
LG화학과 여천NCC는 LPG 탱크를 따로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저장탱크의 용도변경과 기존 설비의 정기보수 등을 통해 LPG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저장탱크의 용도변경 등을 통해 LPG를 저장하고 있으며, 최근 몇년간 시장환경과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납사와 LPG를 블렌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천NCC 역시 "기존 설비들은 납사만을 갖고 분해하는 방식이었지만, 정기보수를 통해 일부 설비들이 LPG를 혼합해 분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NCC업체들의 LPG 활용이 늘면서 국내 석유화학용 LPG 수요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올 1분기 LPG 용도별 소비현황에 따르면 석유화학용 LPG 소비는 총 49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22만8000톤) 대비 118% 급증했다.
LPG 공급업체인 SK가스와 E1은 이 같은 NCC업체들의 움직임에 주목, 석유화학용 LPG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가스는 지난 15일 탱크터미널 회사 보팍과 합작을 통해 싱가포르에 4만톤 규모 LPG탱크터미널을 준공했다. E1은 지난 2011년 준공한 충남 대산 LPG 터미널을 필두로 국내 NCC 업체들과의 거래를 늘려가고 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