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내수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2014년 이후 해외 트레이딩의 불확실성으로 매출과 실적 모두 '악화일로'를 걸었던 만큼, 시장 환경이 나아진 틈을 타 국내 사업 기반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가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6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22억원) 대비 수익성이 무려 443.53% 개선된 수치다. E1 역시 SK가스와 같은 극적 반등은 아니지만 지난해 1분기(188억원)보다 개선된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의 주 요인으로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대비 LPG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유가 기조 속에 LPG 가격도 지속 하락하며, 가정 및 산업용 연료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LNG를 LPG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LPG 업계 역시 이 틈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NG 대비 LPG의 가격경쟁력이 올라있는 상태로, 특히 산업체를 중심으로 LPG로 연료 전환을 검토하는 곳들이 많아졌다"며 "시장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프로판 시장의 틈새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E1과 SK가스가 속한 대한LPG협회(이하 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손잡고 군 단위 지역에 LPG 배관망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까지 총 65개 마을에 배관망 사업을 전개했으며, 올해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12개 군 지역에 사업을 완료한다.
가정·산업용 프로판 이외 수송용 부탄 사업 역시 협회와 손잡고 내수 강화에 나섰다. 협회는 환경부, 현대차 등과 승용차 직접분사(LPDi) 엔진 개발에 나섰으며, 르노삼성차와 도넛·하이브리드형 LPG 탱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 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중고 영업용 LPG차량을 일반인들도 구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렌터카 업체들과 마케팅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경쟁업계 관계자는 "국내 LPG업체들의 수익원을 보면 LPG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되파는 중개무역의 비중이 매우 높아 불확실성 역시 크다"며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한데,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 수요 확대를 위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1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60.1%였으며, SK가스의 경우 43.13% 수준이었다. SK가스는 중개무역을 담당하는 싱가포르 해외법인이 있어 이를 함께 집계할 경우 수출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LPG업계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LPG 희망충전기금 출연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석 대한LPG협회장, 구자용 E1 회장,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정근 SK가스 대표이사 사장, 김정관 기금운영위원장.사진/대한LPG협회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