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매번 기대 이하의 국제 대회 성적표를 거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행보가 유로 2016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예측하기 힘든 경기력을 보여 '스타군단'이란 게 무색할 만큼 불확실성이 큰 팀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세계에서 값비싼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국제 무대 성적은 명성에 걸맞지 않다. 50년 전인 1966년 월드컵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대회 결승에 올라간 적이 없다. 유로 대회 역시 1964년 첫 참가 이후 결승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68년과 1996년 3위가 잉글랜드의 유로 대회 최고 성적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번 대회 직전 결과를 예상했는데 여기에서도 잉글랜드는 우승 확률 4위(10.5%)에 머물렀다. 1위부터 3위까지는 프랑스(23.1%), 독일(19.9%), 스페인(13.6%)이 차지했다. 대다수 축구 전문가들도 잉글랜드의 8강 진출까지는 확신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 이상 진출에는 다른 팀을 꼽기 바쁘다. 웨인 루니, 마커스 래시포드(이상 맨유), 델레 알리, 해리 케인(이상 토트넘),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다니엘 스터리지(리버풀)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매번 속아온 잉글랜드의 '착시 효과'에 더는 표를 던지지 않겠다는 분석이다.오직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 당시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제프 허스트만이 "이번엔 잉글랜드의 우승자격이 있다. 1966년 월드컵 우승 이래 가장 강한 팀 구성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부터 종잡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B조에 속한 잉글랜드는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다 이겼던 경기를 무승부로 놓쳐버리며 역시 믿을 수 없는 잉글랜드라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웨일스와 2차전에서는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에게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와 다니엘 스터리지(리버풀)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역전승을 챙겼다. 전반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으로 후반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다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길 것 같았던 경기에서는 지고 질 것 같았던 경기에서는 이기는 등 여전히 갈지자 행보를 한 셈이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의 조별리그 이후 모습이 진정한 경기력일 것이라는 평가도 속속 나온다.
1승1무를 기록 중인 잉글랜드는 오는 21일 슬로바키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오른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유로 2016에 출전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사진/잉글랜드 대표팀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