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대형약물로 여겨지는 100억원대를 돌파한 토종신약들이 줄줄이 탄생했다. 토종신약은 성공한 제품이 없다는 평가에서 벗어나 상업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 300억원대를 넘어서는 토종신약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21일 IMS데이터에 따르면 27개 토종신약들의 2015년 전체 실적은 1084억원으로 2013년(712억원) 대비 49% 성장했다.
2015년 제품별로는 보령제약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가 275억원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LG생명과학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복합제 포함)'가 21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제품은 올해 300억원대 돌파가 유력하다. 카나브 복합제 지난해 카나브는 10%, 제미글로는 77%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어 일양약품 항궤양제 '놀텍'과 동아에스티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가 나란히 114억원을 기록했다. SK케미칼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필름제형 포함)'가 96억원, 종근당 당뇨치료제 '듀비에'는 81억원으로 100억원대에 근접했다. 27개 토종신약 중에서 6개 제품이 연 100억원을 넘어섰거나 돌파가 유력한 셈이다.
과거 토종신약은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당수 제품들은 연 20억원 미만 실적에 그쳤다. 시장에서 철수하는 제품도 속출했다. 혁신성과 진보성이 낮아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과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반전 양상이다. 1999년 출시된 SK케미칼 항암제 '선플라주'가 1호다. 1999~2009년까지 14개 제품이 발매됐다. 2000~2016년 절반의 기간 동안 14개 제품이 승인을 받았다. 1999~2009년 14개 토종신약의 전체 실적은 2013년 445억원, 2014년 485억원, 2015년 487억원으로 정체 상태다. 반면 2010년 이후 14개 토종신약 중 미출시된 제품을 제외하고 8개 제품의 전체 실적은 2013년 280억원, 2014년 443억원, 2015년 596억원으로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2015년 이후 승인된 5개 토종신약도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토종신약의 성과는 2010년 무렵부터 내수 시장 성장률의 둔화와 정부의 연구개발 육성책에 따라 제약업계 판도가 복제약에서 신약 개발 중심으로 체질변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기부터 해외진출을 목표로 신약개발에 매진하기 시작한 게 국내 시장에서도 주효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바지 임상을 하고 있는 신약후보들도 다수여서 토종신약의 허가 건수는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형 매출을 올리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