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가 진행 중인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중앙정부의 예비비 편성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노후·불량 하수관로 정비를 추진하는 데 있어 시 재정으로는 부족해 안정적인 국비(예비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국비로 편성된 500억원에 대한 교부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시가 중앙정부로부터 예비비를 받으려면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검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중앙정부에서는 시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법정 보조금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런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아 예산 배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에 3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는 총 2720㎞로, 시는 이 중 1393㎞에 대한 정밀조사를 완료하고 그 중간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 중 환경부 ‘지반침하 대응 하수관로 정밀조사 매뉴얼’ 기준으로 교체나 보수가 필요한 하수관로는 총 775㎞로 긴급보수가 필요한 하수관로는 217㎞, 일반 보수대상은 558㎞다. 특히, 지난 5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도로함몰·지반침하 중 77%는 노후 하수관로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관 붕괴 ▲관 단절 ▲관 파손 ▲관 천공 ▲침입수 등 도로함몰 우려가 큰 5가지 주요 결함이 포함된 하수관로를 오는 2019년까지 우선 정비할 계획이다.
긴급 하수관로와 일반 하수관로 총 1393km를 보수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약 1조400억원이다. 아울러 시는 오는 2018년까지 실시할 조사 물량까지 고려해 전체 노후 하수관로 교체·보수비용으로 총 2조300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소요예산 규모와 긴급성을 고려해 향후 5단계에 걸쳐 정비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권기욱 시 물순환안전국장 “노후 하수관로 정비 사업예산 확보를 위해 올해 기편성된 예비비 500억 원의 조속한 교부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속 협의해나갈 것”이라며 “시는 장기적으로 하수관로 정비 사업이 법정 국고보조사업 대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과 외교부 청사 사이 도로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해 관계자들이 확인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