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가 사측의 일방적인 자구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임금동결을 먼저 제안하고 수주에 함께 뛰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회사는 구성원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에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21일 오전 경상남도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삼성중 노협은 21일 오전 경상남도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자구안 시행은 노협과 전체구성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라며 "쟁의결의를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위원회, 채권단 압박에 대한 투쟁은 물론 삼성그룹에 대해 책임을 묻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사측의 자구안은 회사를 살리는 자구안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무너뜨리고, 세계 1위 조선업을 일본과 중국에 내주는 자구안"이라고 강조했다.
노협은 우선 영국의 로이드사의 예측자료를 바탕으로 한 자구안에 대해 비판했다. 노협은 "예측 자료를 바탕으로 3년치 수주를 확정하는 것은 수주 능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중장기적인 전망에 근거한 양질의 일자리 유지 및 확대 방안을 찾지 않고 일자리 없애기에 급급한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난했다.
노협은 최근 10년간의 순이익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자구안을 이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올해 필요한 운영자금 4조는 최근 10년간 당기순이익을 사용하면되는데 왜 굳이 채권단에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3조원을 빌려야하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삼성중 노협은 자구안이 발표되기 이전인 지난달 임금동결을 조건으로 고용을 유지해줄 것을 회사 측에 먼저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조선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지난3월부터는 노협은 선주사 방문을 시작으로 LNG 컨퍼런스 참여 등을 통해 사측과 수주를 위해 함께 노력해왔다. 조선업계 노조에서는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되는 삼성중 노협이 회사의 일방적인 자구안에 대해 더 이상은 물러설수 없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노협은 오는 22일 쟁의발생신고를 진행하고, 다음주에는 근로자 6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나선다. 노협은 자구계획이 공개된 지난 15일 삼성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대의원회의를 열고 파업을 결의했다. 이들은 오는 24일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이기권 고용부 장관이 참석하는 노사간담회에 참여한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