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LG 트윈스의 '이병규 복귀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군(퓨처스리그)에 머물고 있는 이병규(42)의 1군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LG의 팀 운영 측면에서 그의 1군행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21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맨날 5~6등만 하는 팀이 되면 안 된다. 우리도 우승하는 팀이 돼야 하는데 내가 감독으로 있으면서 그런 부분을 만들어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규의 거취에 관한 질문을 받자 내놓은 답변이다. 이어 양 감독은 "더 자세히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할 수 있는 얘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면서 이병규 거취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이병규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09(115타수 47안타)에 3홈런 24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나이 많은 베테랑임에도 타격 경쟁력만큼은 충분히 입증한 셈이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젊은 선수 위주의 팀 리빌딩을 내세웠다. 특히 이병규를 기용할 경우 수비가 되지 않기에 박용택이나 정성훈 같은 중심 타자를 쓸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병규가 타격감을 회복하자 다시 한 번 그의 1군 무대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 낙점된 서상우가 지난달부터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이러한 주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LG는 현재 5위로, 중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이 뛰어난 이병규를 외면하다보니 '리빌딩' 외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이호준(NC)과 이승엽(삼성) 같은 선수들과 비교하며 이병규가 양상문 감독이 생각했을 때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비친다. 이와 관련해 한 야구인은 "현재 LG의 성적과 이병규의 기록 등을 봤을 때 1군에서의 대타 기용 등은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시도"라고 전제하면서도 "결정적인 판단은 감독이 하는 게 맞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팀 분위기 같은 것도 사실 확인은 어렵겠지만 감독이 생각했을 때 그런 부분이 있다면 성적과는 별개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병규는 1997년 프로 데뷔 이후 2007~2009년 주니치 드래건스(일본)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LG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LG 외야수 중 한자리는 늘 '적토마' 이병규의 차지였다. 이를 발판으로 이병규는 골든 글러브 외야수 부문 최다 수상(6회)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54경기에서 타율 0.219를 기록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통산 타율은 0.311에 이른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LG 트윈스의 이병규. 사진/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