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정운호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수사관을 체포했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고검 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현직 수사기관 관계자를 상대로 한 검찰의 수사 대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브로커 이민희(56)씨와 사건 관계자에게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K씨를 이날 새벽 체포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만큼, 이씨와의 금전 거래로 K씨가 정 대표의 사건에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서울 지하철 내 화장품 매장 임대 사업, 형사 사건 소개·알선과 관련해 금품을 받는 등 변호사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서울메트로 매장 임대 사업과 관련한 서울시 등의 감사를 무마해 주는 명목으로 정 대표의 권한을 위임받은 김모씨에게 9억원을 받은 혐의다.
앞서 검찰은 21일 서울메트로 매장 임대 사업에 대한 감사 무마 명목으로 정 대표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박모 검사의 주거지와 서울고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2일 다시 구속된 정 대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진술을 확보했고, 돈의 전달자로 지목된 정 대표의 지인 A씨에 대한 조사에서도 이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달 초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 중인 박 검사를 조사하기 위해 검찰은 담당 의사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나, 실어증을 약간 보이는 등 상태가 심각해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이씨가 지명수배를 받아 도주 중이던 2월 말 재경지검 A차장검사와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지만, "자수하라고 권유했다"는 취지의 소명에 따라 이번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브로커 이동찬(44)씨를 수사기관에 청탁·알선하는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받는 등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21일 구속한 후 수사하고 있다.
특히 이씨는 1300억원대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인 송창수(40) 이숨투자자문 대표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여) 변호사를 소개해 준 후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보석 또는 집행유예를 위한 재판부 교체 청탁 등을 대가로 송 대표와 정 대표로부터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받는 등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