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중 국내에서 세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오는 30일 폐점을 앞두고 지난 26일부로 제품 판매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업계 3위 자리를 노리는 면세점 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 초기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보여왔던 신규 면세점들은 월드타워점이 자리를 비우는 사이 이곳을 찾던 외국인 관광객 등을 빼오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제외한 강남권 면세점은 소규모의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만한 유력한 경쟁사가 없어 충분히 고객을 빼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중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2조2284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이며, 2위는
호텔신라(008770)의 신라면세점 서울점으로 1조32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4위 동화면세점(3188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61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말부터 새롭게 문을 열기 시작한 신규 면세점들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리고 있어 연매출 6000억원대의 월드타워점의 빈 자리를 놓고 업계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012630)개발의 합작사 HDC신라면세점이 운영 중인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해 12월 오픈 이후 지난 2월까지 16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올 1분기 매출은 437억416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인사동에 오픈한
하나투어(039130)의 SM면세점은 올 1분기 1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 문을 연
신세계(004170)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은 각각 5억원대 후반, 4억원 가량의 일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빠진 3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전체 판매금액 중 83.2%가 외국인 매출이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경우 2~3곳의 면세점을 방문하는데, 이 방문일정에 자사 면세점의 포함여부 뿐만 아니라 방문 순서에도 매출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높여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방 관광의 기점인 KTX 용산역에 위치해 있다는 이점을 앞세우며 외국인 관광객 몰이가 한창이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현재 영업 중인 서울 시내면세점 중 공항과 가장 가깝다는 장점을 내세워 외국인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차별화된 MD구성도 신규 면세점들의 경쟁 포인트 중 하나다.
신세계면세점은 인근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소공점보다 넓고 쾌적한 쇼핑환경을 갖춘데다 유커들이 선호하는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가장 많이 입점시켰음을 강하게 어필하며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전체 판매 1~6위를 기록한 브랜드가 모두 후, 설화수, 헤라 등 화장품 브랜드였다.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전에서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다소 우위에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20여개 명품 브랜드 유치를 확정했다. 올 하반기 공사를 마친 뒤 2017년 초부터 루이비통을 비롯해 디올, 불가리, 펜디 등 LVMH그룹의 주요 명품 브랜드 매장의 문을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내년 3월부터 하반기까지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입점될 예정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루이비통(191억원), 까르띠에(181억원), 샤넬(138억원) 등 해외 명품브랜드 매출이 각각 200억원에 육박한 매출을 기록하며 수입브랜드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지난 2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놓여있다. (사진=뉴스1)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