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주춤' 남녀 골프, 일본서 '훨훨'

남녀 모두 일본 무대 한 시즌 최다승 도전

입력 : 2016-06-28 오후 2:33:38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미국에서 주춤한 한국 남녀 골프가 올해 일본에서 무려 13승을 합작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주말 일본 골프판은 '한국 천하'였다. 이미 지난해 7승으로 일본 열도를 뒤흔든 '보미짱' 이보미(혼마골프)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어스 몬다민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1승을 기록한 박준원(하이트진로)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ISPS 한다 글로벌컵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의 힘'을 보였다.
 
올 시즌 한국 낭자들은 JLPGA 16개 대회 중 7승을 올렸다. 이보미가 이번 대회와 요코하마 타이어 골프 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 컵을 따냈고 신지애(스리본드)가 호켄노 마도구치 레이디스와 니치레이 레이디스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으로 건너간 김하늘(하이트진로)이 악사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 우승으로 힘을 보탰고 강수연과 이지희는 각각 산토리 레이디스와 야마하 레이디스를 잡으며 '백전노장 콤비'로 제 몫을 다했다.
 
박준원 외에 남자 선수들도 올 시즌 JGTO 9개 대회 가운데 6승을 올리며 일본을 평정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JGTO 통산 10승을 올린 김경태(신한금융그룹)가 올 시즌 3승(파나소닉오픈, 더 크라운스, 미즈노오픈)을 챙기며 지난해 상금왕다운 면모를 뽐냈고 지난해 두 차례 JGTO 준우승에 머물렀던 송영한(신한금융그룹)이 지난 2월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꺾고 아시안투어와 병행한 SMBC 싱가포르 오픈 정상에 섰다. KPGA 1위 경험이 없는 조병민은 JGTO 첫 출전이었던 간사이 오픈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일본에서의 싹쓸이할 기세와 달리 미국 내 사정은 독보적이지 않다. 여자 선수들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8개 대회 중 6승을 올렸다. 3분의 1의 승수를 챙긴 만큼 미국과 일본의 수준 차를 고려할 때 부진한 성적이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31개 중 15개의 우승 트로피를 가져온 지난해 활약만큼은 아니다. 남자 선수들도 일본보다 수준 높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올 시즌 승수 없이 고군분투 중이다. 이런 현실을 생각할 때 이번 남녀 골프의 일본 내 동반 성장세는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일본은 새로운 환경이라는 점과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짭짤한 상금 규모로 운영돼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된다. 그 예로 국내와 미국에서 괄목한 만한 성적을 올렸던 신지애는 한·미·일 상금왕 등극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JLPGA를 누비고 있다. 남자 선수들도 톱 랭커의 경우 개최 대회 수가 적은 KPGA 대신 일본으로 눈을 돌려 출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이제 남녀 골프는 지난해 나란히 세운 일본 무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에 도전한다. 지난해 남녀 골프는 일본에서 각각 9승(25개 대회)과 17승(37개)을 챙긴 바 있다. 남자는 올 시즌 남은 17개 대회에서 4승을 보태면 1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고 여자도 21개 대회 중 11승을 올리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아직 시즌 반환점도 돌지 않았기에 기록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보미가 올 시즌 일본 무대에서 2승을 거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4일 열린 더 퀸즈 프리젠티드 바이 코와 1라운드 8번 홀 장면.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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