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화이자가 올해 연말 정도에 국내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부(이스태블리쉬트 사업부)의 분사를 추진한다. 700여명 전체 직원에서 250여명이 분사 회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가 한국지부인 한국화이자제약의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부 분사를 오는 10월 추진한다.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부의 회사명은 화이자PFE(화이자 이스태블리쉬트)로 알려진다.
화이자의 사업부는 크게 4개로 구성된다. 신약, 특허만료, 항암제, 헬스케어(일반약) 사업부다. 신약 사업부가 오리지널약을 담당하고, 특허가 만료되면 특허만료 사업부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화이자 전세계 지부 중 한국에서만 특허만료 사업부 분사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특허만료 오리지널약의 사업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미국의 경우 복제약이 오리지널약 대비 20%의 저렴한 약가를 형성한다. 때문에 오리지널약이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다.
반면 국내에선 오리지널약이 특허만료돼도 기존 대비 80%의 고가 약가를 보전받는다. 특허만료 2년 뒤에는 오리지널약이나 복제약 구분 없이 절반(54%) 정도 약가를 받는다. 오리지널약이나 복제약 약가가 똑같기 때문에 특허만료돼도 여전히 오리지널약의 시장성이 높은 셈이다.
국내에선 분사 회사가 특허만료된 오리지널약의 판권을 구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처방액 1300억원)',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550억원)',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525억원)'가 대표적인 특허만료 제품이다.
인력 이동도 관심사다. 현재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부의 인력은 250여명 정도다. 이 인력이 분사 회사로 이동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부에선 인력 이동 과정에서 인력 감축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해 80여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화이자제약 노조 관계자는 "분사는 이미 확정돼 있다. 이스태블리쉬트 사업부가 남의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인력 이동에 대해선 사측과 향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화이자제약에 능통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명과 로고(CI)도 이미 만들어놓은 상태"라며 "10월 분사에 맞춰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사 회사는 특허만료 오리지널약의 마케팅과 기획을 담당하되 기존 한국화이자제약의 영업 인력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영업 인력은 300여명 정도다. 일부에선 국내사와 영업망 제휴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리지널약은 특허만료되면 수십개의 복제약들이 출시된다. 시장 방어를 위해선 영업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분사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