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연초 주택공급 과잉 우려와 여신심사 강화 확대 적용 등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던 상반기 분양시장이 영남권의 강세로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하반기에는 브렉시트발 금리 인상 우려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상반기보다는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2.7대 1로, 작년 상반기(11.5대 1)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월(8.9대 1)과 2월(11.0대 1)에는 작년보다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지만, 4월 들어 23.2대 1로 작년(7.0대 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인데 이어 5월에도 12.7대 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공급량이 35만가구에서 12만가구로 감소했지만, 완화된 청약자격 등으로 1순위 청약자들이 여전한 비율을 유지하면서 이 같은 수치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경쟁률이 높은 20개 단지 중 부산이 8곳, 경남과 대구가 4곳씩 포함됐으며 제주 2곳, 서울과 경기는 각각 1곳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곳 중 영남권이 80%를 차지한 셈이다.
단지별로는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자이'가 450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어 ▲부산 연제구 '거제 센트럴 자이(327대 1)' ▲제주 제주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꿈에그린(262대 1)' ▲연제구 '연산 더샵(238대 1)' ▲부산 동래구 '힐스테이트 명륜(164대 1)' 등의 순으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동원로얄듀크 1차(71대 1)'가 17위,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33대 1)'는 20위에 랭크됐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건설사별로는 지난해 1만가구 이상 공급한 9개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006360)과
대우건설(047040)이 돋보인다. GS건설의 경우 이미 1만가구 이상 물량(1만2264가구)을 쏟아냈으며 대우도 1만가구에 임박(9442가구)했다.
대림산업(000210)(5431가구)과 중흥건설(5040가구)도 상반기 5000가구 이상 공급하면서 '1만가구 클럽'에서의 입지 다지기에 돌입했다. 호반건설(1858가구)과
현대산업(012630)개발(1946가구)은 작년보다 공급량이 주춤한 반면, 롯데건설(3794가구)과
현대건설(000720)(3902가구)은 서서히 공급량 회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하반기 분양시장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건설사별 전략에 따라 공격적이거나 보수적이었다. 연초 과잉공급 우려에 여신심사 강화 확대 적용, 4.13총선 등의 이슈로 분양일정을 잡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2014년 9.1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활성화됐는데, 그때 공급된 물량의 입주가 도래하는데다 최근 브렉시트 등 해외 리스크로 하반기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인포 자료를 보면 하반기에는 전국에서 총 19만9228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4만5137가구)보다 18.7% 줄어든 수준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작년의 경우 새해 시행될 여신심사 강화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리스크 등 내·외부 요인들로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보니 건설사들이 해를 넘기기 전에 분양물량을 쏟아냈다"며 "올해는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다소 가라앉고 있고 분양시기를 늦추는 곳들이 증가하면서 가을보다는 연말로 갈수록 분양 비중이 커질 수 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내년으로 사업을 연기하는 곳들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분양시장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은 상반기 최다 청약자가 몰린 '거제 센트럴 자이' 견본주택 내.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