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조원 가량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한 데 대해 일자리와 양극화 해소 등에 수요를 발굴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 예산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임을 못 박았다.
2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유일호 부총리는 "다음달 중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열린 업무보고에서는 정부의 추경 결정과 관련해 추경안 처리 시점과 타당성 문제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추경효과에 대해 새누리당은 최대한 신속 처리를 주문한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추경 편성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정치적 논리는 배제하고 정부가 자료를 국회에 충분히 제공해주면서 추경이 빨리 집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도 "추경은 빨리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받아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적어도 7월 안에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본예산과 3∼4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 역시 "추경은 타임이 매우 중요하다"며 "예산안 때문에 매우 바쁘겠지만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국회에 추경안이 와서 7월 중으로 완료가 되면 효과가 클것"이라며 "늦으면 늦어질수록 추경효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추경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브렉시트가 발생하자 정부가 추경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이 짙다"며 "과연 추경으로 우리 경제의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도 "정부는 추경 편성의 이유로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을 내세우는데 이는 전국적인 게 아니라 경남의 실업률이 악화된 것 아니냐"며 "이를 추경 요건 충족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일호 부총리는 추경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유 부총리는 "경남의 실업률만 갖고 추경 요건이 될 것인가를 따지면 대량 실업이라 볼 수 없고, 추경 요건이 안 되는 게 맞다"며 "하지만 현재 청년일자리 문제도 좋지 않고 계절조정 취업자 수가 30만명 이하로 떨어져 있어 구조조정이 본격 진행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판단에 선제적 대응을 했다"고 설명했다.
추경 편성 용도에 대해서는 "일자리와 양극화 해소 등을 포함해 추경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며 "다만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 예산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리과정은 이미 교육청 업무로 돼 있다는 것이 정부 생각"이라면서 "교육청 일부는 이미 예산이 편성돼 있어 중앙정부 예산에 반영하면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고 보고 있어 추경과 누리과정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일부 의원들은 최근 4년간 세 번의 추경이 편성된 것에 대해 지적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작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자연재해 때문이었다"며 "올해는 저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수출이 감소했고, 예상치 못한 구조조정 등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브렉시트 등의 요인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된 데 따른 통화 스와프 체결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브렉시트 때문에 일부러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다는 것은 앞선 얘기"라며 "다만 불확실성이 길게 지속될 때를 대비해 여러 나라와 체결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또 브렉시트로 조선 3사의 자산매각 등 자구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선업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볼 것인지는 9월에 발표하겠다"며 "본질적인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