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지난해 원정 도박 파문을 일으킨 임창용(40·KIA)이 오로지 야구만을 위해 뛰겠다는 일념으로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임창용이 받은 올 시즌 72경기 출전 정기 징계가 다음 달 1일 넥센전에서 풀리면서 KIA의 김기태 감독 역시 그의 출전을 고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일단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불렸던 임창용의 경험을 존중하는 동시에 상황에 따라 중간계투까지도 마다치 않고 기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창용은 지난 1월15일 해외원정도박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선고를 받았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2경기 출전 징계를 내렸다. 당시 소속팀이던 삼성은 그를 방출했다. 임창용은 외출도 자제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때 임창용의 손을 잡아준 것은 고향 팀 KIA였다. 광주 출신인 임창용은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1995년 지역 우선 드래프트로 KIA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해태 왕조'의 마지막 우승 당시 임창용은 26세이브를 따내며 신예 특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창용불패'란 별명도 그때 생겼다.
이듬해인 1998년에는 시즌 최다인 34세이브를 기록하며 22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구원왕에 올랐다. 시즌 직후 우승에 목말랐던 삼성이 그를 현금까지 포함한 대규모 트레이드로 데려가면서 임창용은 고향 팀과 작별했다. 이후 일본(야쿠르트 스왈로스)과 미국(시카고 컵스) 등을 거쳐 이번에 무려 18년 만에 고향 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KIA는 지난 3월28일 임창용의 영입을 발표하며 후반기 이후 선수 복귀를 돕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임창용은 전반기 내내 3군 연습경기에서 몸을 만들며 최근 구속을 146km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임창용은 사실상 '무임금'으로 뛴다. 오로지 야구만을 위해 뛰겠다는 각오다. 앞서 임창용은 삼성을 떠나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연봉 3억원을 전액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야구팬에 대한 미안함과 자숙의 뜻이었다. 이에 임창용은 지난 29일 광주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 다음 달 12일에는 광주와 전남 야구협회를 통해 지역 초·중·고·대 29개교에 2억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기부할 예정이다. 임창용은 "과거 잘못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임창용(왼쪽)과 김기태 KIA 감독.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