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500X, 깜찍한 디자인에 넓어진 공간, 시원한 주행성까지

유럽 대비 최대 800만원 저렴한 가격 정책도 매력적

입력 : 2016-07-05 오전 11:48:42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이탈리아 국민차로 불리는 피아트 500시리즈는 유독 깜찍한 디자인에 거리를 나서면 사람들이 시선이 쏠린다. 소비자들이 피아트라는 브랜드는 몰라도 500c를 봤을때 ", 그 차!"하는 반응을 내놓는 이유이기도하다.
 
현지에선 입지전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탁월한 디자인 경쟁력에도 좁은 실내공간과 인지도 대비 높은 차량 판매 가격대에 지난해 기준 600여대(500c 포함) 판매되는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피아트가 500의 디자인적 특색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공간활용성과 주행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브래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500x를 연초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개선된 상품성은 물론, 전작 대비 공격적 가격 책정으로 차량 판매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외관이 주는 첫인상은 귀엽지만 듬직하다자동차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토리토의 피아트 스타일 센터에서 디자인된 기존 500시리즈의 모습을 계승하면서 SUV다운 우람한 몸집을 갖췄다. 전면부 동글동글한 특유의 헤드라이트 디자인에 콧수염처럼 디자인된 아이언마크, 곳곳에 적용된 유선형은 500 시리즈에 기대하던 디자인 요소를 충족시킨다.
 
기존 500 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SUV 강점을 더한 외관은 피아트 디자인을 선호하던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충분해보인다. 사진/FCA코리아
여기에 차체 입체감을 강조하는 라인과 어우러진 크롬 도어핸들, 후방 범퍼, 휠아치, 도어하단의 보호대 등은 차량의 탄력감을 더해 역동성을 더해준다.
 
차량 내부 역시 디자인 특색이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큼직하고 동그란 모양으로 적용된 차량 조작 버튼들은 외관에서 풍겨지던 귀여운 느낌과 일관성을 유지함은 물론 직관적으로 구성됐다. 또 기어봉 전면부로 이어지는 계단식 디자인을 통해 추가 수납공간은 물론,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500x의 내부는 큼직하고 동그란 모양으로 적용된 차량 조작 버튼들은 외관에서 풍겨지던 귀여운 느낌과 일관성을 유지함은 물론 직관적으로 구성됐다. 사진/FCA코리아
조수석 전면에 위치한 글로블 박스는 위아래로 분할된 듀얼 글로브 박스 형태로 구성됐다. 보다 정돈된 수납이 가능한 요소지만 하단부 수납공간은 탑승자가 앉았을 경우 무릎에 걸려 여닫기가 썩 편리하지는 않다.
 
6.5인치 터치스크린 방식의 유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깔끔하고 앙증맞게 구현됐지만 수입차에 적용된 내비게이션과 대형 스마트폰 크기에 불과한 화면 탓에 인상적인 시인성을 안겨주지는 못한다. 특히 내비게이션의 경우 대로변은 참아줄만 했지만 주택가가 밀집한 골목길로 들어서자 헤매기 시작했다. 국내 제품만큼 디테일하지 못한 수입차 전용 내비게이션의 한계에 익숙해진 운전자라도 분명 불편함을 느끼기 충분한 요소다.
 
대형 스마트폰 크기의 화면과 전용 내비게이션은 수입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사진/FCA코리아
실내 공간은 무난한 편이다. 최고 전장 4270mm, 전폭 1795mm, 최고 전고 1620mm로 소형 SUV 가운데서는 나쁘지 않은 공간을 갖췄다. 차량 후면부가 껑충 올라온 디자인 탓에 2열시트 헤드룸은 오히려 더 높아진 느낌을 준다.
 
여기에 열선 가죽 버킷 시트와 D컷 형태로 가죽으로 처리된 스티어링 휠, 패들 쉬프트 등은 크로스오버 모델로서의 차별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해 보이는 요소다.
 
자칫 500x를 디자인에만 치중한 모델로 치부할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수있다.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9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가속과 변속 반응을 향상 시켰을 뿐만 아니라 엔진의 동력 전달 효율성도 끌어올렸다.
 
시승에 사용된 크로스플러스(2.0 디젤)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5.7kg·m2.0멀티젯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깜찍한 외관이 주는 기대치 이상의 동력 성능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낮은 RPM 영역대를 활용해 가솔린 뿐만 아니라 디젤 모델의 소음을 현격하게 낮추려 노력했다는게 피아트의 설명이다. 물론 가솔린 모델의 경우까지 확인해봐야겠지만 디젤모델만 놓고봤을 때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은 느낌은 아니다. 500x 디젤 모델의 소음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
 
가솔린 세단만큼의 정숙성을 기대한 것은 아닌데다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들이 최근 수년간 엔트리급 소형 SUV를 줄줄이 출시한 탓에 다양한 모델들을 탑승해봤지만 손에 꼽힐 정도의 소음이다.
 
운전자의 체감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도심 주행을 정조준하지 않고 어느정도의 오프로더 기능을 겸비했다는 모델 특성을 고려한다면 심리적 타협이 가능할수도 있는 수준이다.
 
소음과 관련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거리로 나서자 만만치 않은 동력 성능을 뽐내듯 거침없이 치고 나선다. 4륜구동 크로스오버 모델답게 도심내 언덕길 정도는 크게 버거워하지 않고 올라선다. 플랫폼을 공유한 형제차 지프 레니게이드가 정통 오프로더의 거친 주행감을 강조했다면, 500x는 보다 균형감에 초점을 맞춰 도심 주행에 적합하도록 설정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를 증명하듯 500x의 기어노즐 주변엔 주행모드 변경이 가능한 다이얼이 위치한다. 3가지 주행모드로 변환이 가능한 다이얼 방식의 무드 셀렉터는 전자식 제어장치와 연동돼 설정에 따라 변경된다지원 가능한 기능은 일반 도심 주행에 적합하도록 연비와 승차감에 최적화된 오토모드, 다이내믹한 주행을 위한 스포츠 모드, 오프로드를 누비기 적합한 트랙션 모드 등이다.
 
포지셔닝에 맞게 연비 역시 복합 기준 12.2km/(도심 10.7km/, 고속도로 14.6km/) 수준으로 SUV 모델 가운데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다만, 4륜구동 옵션을 디젤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점은 아쉽다. 피아트가 500x를 출시하며 내세운 강점 가운데 하나인 공격적 가격 정책을 대표할수 있는 3000만원 초반대 가솔린 모델의 경우에는 2륜 모델만 선택이 가능하다.
 
현지인 유럽 대비 최대 800만원 이상 저렴하게 책정된 국내 판매가는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사진/FCA코리아
상대적 고급트림으로 분류되는 디젤(크로스, 크로스플러스)까지 올라서면 구입가격이 최대 4000만원을 넘어서는 만큼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경쟁력이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본고장인 유럽 지역에 비해 최대 80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국내 판매가가 책정된 점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수입차 대중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최근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기준도 다양화됐다. 과거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 대표적 수식어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젊은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와 희소성 있는 디자인 역시 수입차를 구매하는 이유 가운데 한축을 담당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피아트 500x는 분명 젊은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그들의 구매 기준을 만족시킬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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