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KBS의 세월호 참사 보도에 개입한 증거가 공개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당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재정비하고 시민단체와도 협조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의원의 보도 개입에 대해 “역대 어떤 정권도 저렇게는 안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뉴스편집에서 빼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협조를 구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며 이 의원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이런 식으로 기사를 빼라고 위압적으로 강요한 전화를 통상적인 업무협조로 말하는 것은 언론자유에 대해 너무도 후퇴된 인식”이라며 “국회에서 추가로 따질 것은 따지고 당내 논의도 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청문회·특검 개최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의원의 KBS에 대한 압력 행사의 원인이 됐던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조사위원회가 오는 12월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특별법 해석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특조위 활동이 최대 1년 6개월(보고서 작성기간 3개월 제외)까지인 것으로 규정된 것과 관련해 정부는 특별법 시행일인 지난해 1월1일을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이달 초 특조위에 파견된 일부 공무원은 1일부터 소속 부처로 돌아갔다. 반면 야당에서는 특조위 예산이 지난해 8월 배정된 점을 들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 원내대표는 “여·야가 만날 때마다 (특조위 기한 문제를) 설득하고 있으며 국회 농해수위에서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에 대해 그는 “변화할 준비가 안 됐으며, 각종 갈등사항을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부족하다”며 “세월호 참사나 백남기 농민 강경진압,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처리문제 등은 물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등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가족채용’ 문제로 논란이 된 서영교 의원 처리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징계 절차를 밟겠다”면서도 “친인척 채용 문제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국회에서 진행되어온 사안으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문성과 능력이 있는 보좌진이 의원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배제되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역차별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다른 당에서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의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 그는 “다른 당에서 대책을 내놓은 것이 문제를 일으킨 의원 문제를 덮는 식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더민주가 민생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그는 “과거 야당은 정치현안을 들고 나와 정당 간 정쟁으로 이어지고 국회를 마비시키는 식으로 이어졌다”며 “국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는 민생·민주주의 이슈가 국민들에게는 중요하며 신문 1면에 나오지 않더라도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권의 임무”라고 답했다.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휩싸인 국민의당에 대해 더민주에서는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는 데 대해 우 원내대표는 "검찰 조사를 보고 입장을 표명할 시점이 되면 발표하겠다”면서도 “야당이기에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두달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