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상반기 대비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교역상대국들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전경련이 회원사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 및 하반기 경기전망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상반기 실적은 101.7로 소폭 개선됐으나 하반기 경기는 88.5로 실적이 큰 폭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우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가 꼽혔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5%를 차지하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 경기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요소로 회복세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당초 개인소비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상반기 실적이 호전되는듯 했으나, 중국 경제성장세 둔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으로 경제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전망이다. 중국은 철강 등 주요 업종의 공급과잉 조정과 경기 연착륙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 경제심리가 호전되기 어려워보인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 연착륙(27.8%),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완화(24.7%), 브렉시트 등 경제불확실성 해소(19.1%) 등이 필요하다고 꼽기도 했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들은 주재국에서 보호주의적 조치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악재로 지목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보호주의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실제 응답 기업들의 25.2%가 지난해 비해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가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규제 내용을 살펴보면 새로운 규제를 도입(31.7%)하거나 기존 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운용(41.3%)하는 방식을 통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조치를 시행하는 경우도 19%나 달해 보호주의 확산이 우려가 아닌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요소로 경제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브렉시트가 당장 우리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어진 국제사회의 경제통합 노력을 거스르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세계화, 신고립주의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경우 세계 교역량 감소로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