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교육부, 개선방안 마련에 “리트로 줄세우기냐" 비판…반응 엇갈려

학계 “법조인 양성제도 전반 재검토 시기 왔다”

입력 : 2016-07-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에서 공정성 확보를 위해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 학부 학점 등 정량평가의 비중이 커진 가운데 오히려 면접 등 정성평가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 입시 공정성 대안 제시
 
교육부는 로스쿨 입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정성요소를 축소하겠다며 최근 25개 로스쿨에 '로스쿨 입학전형 이행점검 및 평가기준'을 각 로스쿨에 내려 보냈다. 이에 9개 로스쿨이 면접 등 정성평가 비중을 줄이고 정량평가를 확대했다.
 
학계 “로스쿨 인적 다원성 훼손”
 
숙명여대 홍성수 법대 교수는 "교육부 방침대로라면 사실상 '리트 점수'로 줄 세우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것은 로스쿨의 인적 구성의 다원성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며 "정성평가 비중을 무조건 줄이기 보다는 평가과정을 개선해 다양한 신입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트로 법률가 자질판단 할 수 없어
 
홍 교수는 "영어성적이나 학부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정량요소의 핵심은 리트가 될 공산이 매우 크다"면서 "리트는 로스쿨 교육을 이수하는데 필요한 수학능력과 기본적인 소양, 적성 등을 측정하는 것이지, 점수 순서대로 우수한 법률가가 될 자질이 있음을 줄 세우는 시험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출제방침 전면 수정해야
 
이어 "리트 성적이 아주 낮으면 법률가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리트 성적이 높을수록 우수한 법률가 자질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만약 리트가 줄을 세워 합격자를 가리는 용도로 활용되게 된다면, 출제방침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협, 개선 시도는 ‘환영’
 
이에 서울지방변호사회 박주희 대변인은 "현행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정성평가나 면접 결과 점수를 이용해 나이에 따른 차별대우를 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 교육부와 로스쿨들이 정량평가 비중을 강화하고 평가항목 환산 방법 등을 내용으로 한 개선 방안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라고 말했다.
 
지원자 배경으로 선발 문제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로스쿨 입시에서 그간 제기돼 온 문제점 중 드러난 큰 문제점은 합리적 이유 없이 신입생의 나이와 학벌을 이유로 차별한다는 점과, 지원하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등에 부모의 직업이나 경력 등 가정 환경을 드러내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지원자 본인의 실력이 아닌 지원자의 배경에 따른 선발이 이뤄진 점"이라고 꼬집었다.
 
교육부 적극 관리·감독 필요
 
박 대변인은 "이 같은 문제점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로스쿨의 엄격한 입시정책과 관련자들의 의지, 교육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이행점검 및 평가기준 외에도 로스쿨 입시에 있어서 불공정한 선발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법률에 직접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 개정으로 불공정 선발 차단을
 
이어 "로스쿨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3조를 개정해 각 로스쿨이 입학전형 과정에서 학벌이나 나이, 부모의 직업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공정한 선발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시절차 투명해야 로스쿨 신뢰
 
박 대변인은 "로스쿨 입시의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면 로스쿨 출신 법조인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나빠지게 된다. 이는 곧 로스쿨 자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할 것"이라며 "새로운 법조양성시스템인 로스쿨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로스쿨의 문제점을 얼마나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실태조사, 혹독한 개선 필요
 
그는 지금이라도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이라는 그 설립 이념에 걸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한 실태조사와 혹독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경’ 밝히면 확실한 불이익 줘야
 
한편, 홍 교수는 자기소개서에 부모 인적 사항을 기재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가장 이상적으로는 '특정'되지는 않는다면 기재가 가능하도록 하되, 부모의 직업에 따라 이익/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어떻게 자기소개서 채점을 운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것을 위반할 경우에는 어떤 불이익이 가해지는지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감점이 되는지 아니면 무조건 불합격이 되는지 등을 정해놓고 실제로 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 특별감사 필요
 
세종대 곽창신 교육대학원장은 "로스쿨제도를 한국에 도입한지 7년이 됐다. 교육부 감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로스쿨 입시전반에 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이제는 로스쿨제도를 포함한 한국의 법조인 양성제도 전반에 대해 다시 재검토를 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진석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이 지난 5월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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