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SK텔레콤에 CJ헬로비전 M&A 심사보고서를 보내면서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뿐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했다. 당초 업계에서 예상한 유료방송 권역별 점유율 제한에 따른 매각 안보다 강도가 높다.
공정위는 통상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면서 승인이나 조건부 승인의 결정은 내리지 않는다. 다만 시정조치를 통해 경쟁 제한성을 완화해 왔다. 때문에 공정위의 이번 결론이 이례적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가 성사되면 유료방송 권역 23곳 가운데 21곳에서 1위 사업자가 돼 시장 지배적 지위가 강화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헬로비전은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1위인 KT가 2위 CJ헬로비전보다 두배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할 경우 거대 독점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양사 가입자를 합해 KT에 이은 2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비록 심사보고서를 통해 M&A 불허를 통보했으나 완전히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은 공정위 전원회의 전까지 내부 방침을 정해 의견을 전달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정위는 상임위원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이번 M&A에 대한 공정위의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공정위의 입장이 결정되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의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최종 결정권은 미래부가 갖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의 예상치 못한 결정에 SK텔레콤이 이번 M&A를 자진 철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라며 "이동통신과 방송업계에 미치는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2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12월1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위 등에 합병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