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민 4명 중 3명이 20대 국회의 정책 1순위로 경제 분야를 꼽았다. 그 중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6일 발간한 '제20대 국회의 정책 방향에 대한 국민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76%는 정책 1순위로 경제 분야를 꼽았다.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상(80.7%)이 정책 1순위로 경제 분야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에 20대(67.1%)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경제 분야 응답률이 낮았는데, 이들은 기혼 비율이 낮고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경제 부담이 적고 사회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87.6%)가 경제 분야를 정책 1순위로 꼽았다. 지난 2012년 말(76.4%) 조사와 비교해서도 크게 상승했는데, 2013~2016년에 내수부진과 자영업자 간 출혈경쟁응로 자영업자 수가 줄고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요구가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 정책 중에서는 '일자리 창출(38.4%)'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이어 물가(20.2%), 성장(14.8%) 등이 뒤를 이었다.
마찬가지로 연령별로는 50대 이상(50.2%)에서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2012년 말(29.0%)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연구원은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가운데 50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일자리에 대한 요구가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후준비가 미흡하고 은퇴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자리가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45.4%)와 전업주부·학생·무직자 등 비취업자(48.8%)가 일자리 창출을 1순위로 꼽았다. 자영업자의 경우,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요구가 늘었고 비취업자는 취업에 대한 의지가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20대 국회에서는 분배(55.9%)에 대한 요구가 성장(44.1%)에 대한 요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2012년 말 조사에서 성장(51.2%)과 분배(48.8%)에 대한 요구가 비슷했으나 올해는 분배에 대한 요구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은 "성장이 분배를 낳는다는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반면 분배가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인식이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복지에 대해서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서서히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65.5%로 가장 많았으며, 복지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24.7%,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9.8%에 그쳤다.
국민들은 현재 경제정책이 성장에 치우쳐 있어 분배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재정적자가 심화되면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복지를 대폭 늘리기 보다는 서서히 늘리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 찬성하는 의견은 47.2%로 절반에 못 미쳤다. 2012년 말의 51.0%에 비하면 소폭 감소했다.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득과 경제적 여유가 감소한 것이 '증세 의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열 실장은 "'50대 이상'의 경제 정책과 일자리 정책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50대 이상의 중ㆍ고령층이 겪고 있는 고용 불안과 노후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면서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