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소속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위원들이 청와대의 KBS 보도 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새누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더민주 박홍근·유승희·최명길·김성수 의원 등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오전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이정현 녹취록’ 등 언론통제 의혹에 대한 상임위 현안질의를 진행할 것을 새누리당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공영방송 바로세우기에 초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단체들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2014년 4월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참사 보도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수석은 김 국장에게 “세상에 (대통령이) KBS를 오늘 봤네, 한 번만 도와주시오”,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해주시오”라고 요구하는 등 노골적으로 압력을 행사했다.
더민주 미방위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공영방송을 정권의 방송으로 만들려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방송법 4조2항을 위배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양당의 요구가 '정치공세를 위한 청문회 요구'라며 응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보수석으로서의 통상적인 업무협조를 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현안질의 요구를 두고 정치공세라고 말하는 것은 상황을 덮고 회피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의원들은 지난 1월에 공개된 백종문 전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모 인터넷매체 대표와 나눈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에 대한 청문회 개최 필요성도 강조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MBC 소속 최승호 PD·박성제 기자 해고 과정에서 “증거가 없어 법원에서 기각될 줄 알지만 해고시켰다”고 말한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박홍근 의원(가운데) 등 국회 미방위 더민주 의원들이 6일 국회에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개입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