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스마트폰 최대 혈전이 치러지는 북미시장에서 갤럭시S7과 LG G5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갤럭시S7을 앞세운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066570)는 기대했던 G5의 부진으로 점유율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전자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8.8%로 11개월 만에 애플을 제치고 1위를 되찾았다. 그 뒤로 애플(23%)과 LG전자(17.1%)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전작보다 일찍 출시된 갤럭시S7이 삼성전자 점유율 상승의 일등 공신으로 지목됐다.
인기 요인으로는 방수·방진 기능이 꼽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방수기능이 해외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바가 생각보다 컸다"며 "마당에 수영장이 있는 주거환경, 야외 활동이 많은 생활 패턴 등 국내와는 다른 환경이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대 200GB까지 확장할 수 있는 외장 메모리도 다른 모델과 비교되는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출시 초기부터 AT&T 등 주요 통신사들을 통해 진행된 1+1 프로모션과 TV 증정 이벤트 등도 갤럭시의 판매량을 견인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제품의 완성도와 마케팅의 결합이 이뤄낸 성과로, 마케팅의 경우 삼성전자의 막대한 자본력이 투입된 결과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베스트바이 매장 모습. 갤럭시S7 시리즈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제품들이 매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갤럭시S7 판매가 반짝 흥행이 아닌 꾸준한 선전으로 이어지면서 분기별 점유율에서도 정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분기 삼성전자의 북미 판매량을 1400만대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플과의 승부도 초박빙으로 결론 날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국 현지 유통점에서도 포착됐다. 기자가 지난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베스트바이 매장을 둘러본 결과, 갤럭시S7(엣지 포함)을 비롯한 삼성전자 제품이 스마트폰 판매 매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매장 점원은 "아이폰과 갤럭시S7을 찾는 고객은 누가 더 많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하다"며 "과거에 비해 갤럭시의 인기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베스트바이는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 체인을 자랑한다.
반면 LG전자는 G5가 초반 기대만큼 따라와 주지 못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을 선보이며서 혁신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초반 공급물량 차질도 부진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4분기 미국시장 출시 이후 9초에 1대 꼴로 판매됐던 V10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크다. 북미는 LG전자의 글로벌 전략시장 가운데 전통적 강세 지역이지만 과거 피처폰 시절의 영광을 재연하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이에 LG전자는 이달 1일자로 주요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MC사업본부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LG전자 스스로 "연중 대규모 조직개편은 이례적"이라고까지 자평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시장 판매에서 물량 공세와 같은 머니 파워가 작용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삼성과 LG의 성적이 차이 나는 근본적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 매장 직원 역시 "G5는 카메라를 비롯해 기능적으로는 손색이 없는 모델이지만, 마케팅이 부족한 탓인지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